대만인디밴드 붐은 온다 4. 대만에 뿌리를 둔 외국인 저그밴드 泥灘地浪人 (The Muddy Basin Ramblers)
유머러스하게 문화를 풀어내는 재즈 저그밴드 泥灘地浪人 ní tān dì làng rén (The Muddy Basin Ramblers)
泥灘地浪人(The Muddy Basin Ramblers)은 대만에 정착한 영미권 이민자와 대만인들이 2002년 결성한 저그밴드입니다. 뭐라 읽지... 니탄지낭인...갯벌 낭인들..?
미국 저그밴드 문화를 토대로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악기를 써서 블루스, 올드 재즈, 스윙 등을 연주하는 밴드입니다. 그래서 지금 사진에서 빨래판이랑 병을 들고 계시는 중.
본인들의 음악은 대만 문화와 유사하다면서 '과거로부터 자신을 형성하고 미래로 확장한다' 라고 말하는 밴드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거리공연, 페스티벌에 참석하여 관객들과 소통하는 걸 중요시합니다. 자신들에게 '집'은 본인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 국한되지 않고, 자신이 있는 곳,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며 여기에서 본인이 외국의 이방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대만 생활에서 불편한 부분이 없냐는 물음에 '우리에게 불편한 점은 대만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점과 같음ㅇㅇ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대만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라며
앗 21세기 다문화 사회에서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셨잖어 새삼 더 좋아
머디 베이슨 램블러즈는 1920년대의 블루스와 재즈에서 영향을 받아 대다수의 곡이 전통민속음악, 대만 문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남도어족, 대만 사찰음악, 나카시(那卡西), 집시 등의 민족색이 강한 기존 음악을 재해석한 곡들이 많습니다. 대다수의 멤버가 본업이 있는 취미밴드지만 10년 넘게 활동 중.
인터뷰에서 재밌는 얘기를 하셨네요.
악기가 파손되어도 밴드 특징 상 근처 철물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바로 수급할 수 있다고. 거 완전 diy 악기!
과거에 녹음 작업이 복잡해서 연주녹음이 거부된 적이 있었다고. 그러나 재즈 스타일 상 매번 동일한 연주를 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본인들의 밴드는 라이브 공연에 중심을 두고, 공연 중 새로운 방식을 추가하는 걸 선호한다고 합니다.
또한 뮤지션들은 좋은 음악을 위해 늘 같은 방식으로 연주해야 하는가? 혹은 새로운 걸 찾기 위해 늘 도전해야 하나?
이 문제에 직면해봐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라이브공연과 현장에서의 실험을 중시하는 밴드.
2015년 발매한 《寶島賣藥秀》 앨범은 그래미상 최우수 앨범디자인 상에 후보로도 오른 적 있었습니다.
1920년대 레트로한 타이포그래피 광고형식이 매력적인 앨범입니다.
아 2019년엔 《擒虎記》가 금마장에서 최우수 앨범디자인상을 받았네요. 아래에 사진 추가했는데 완전 힙함.
《寶島賣藥秀》는 1920년대 대만의 길거리 약장수 컨셉입니다. 대충 의역하면 寶島賣藥秀 (Formosa Medicine Show) .. 포르모사 약장수 쇼... 찾아보니 앨범 역사도 설명해주는군요. 친절한 분들.
미국 초기 악기연주자과 엔터테이너먼트의 시초는 약팔이(賣藥秀, medicine show)에서 시작했다는 걸 발견하여, 컨트리음악부터 블루스, 재즈까지 모든 스타일을 음악을 수용한 걸 재창조한 앨범이라고 합니다.
가사에는 대만, 아시아를 떠돌던 상인, 유랑민, 돌팔이 약장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본인을 의사라고 지칭하며 만병통치약을 파는 순회 공연 음악스타일을 재현했는데요. 듣다보면 좀 뭘 사야할 것 처럼 홀린 듯 듣고 있음.
1920년대 빈티지 약상자처럼 포장된 가사 디자인은 20세기 초의 미국식, 대만식, 일치시기 일본식 스타일을 섞은 것입니다.
여러 나라의 문화를 섞은 프로젝트를 비주얼화해서 보여주는 중.
자세히보면 1930년대 대만 유행가인 <망춘풍 望春風>을 편곡한 곡도 있음.
그 다음으로 나왔던 앨범 《擒虎記》 (Hold That Tiger)는 대만과 미국의 민담, 종교문화, 나카시 음악, 아시아의 이민사와 라디오방송, 종교적광신 등등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다룬 앨범입니다.
표지의 3d 안경과 우주복 헬멧을 쓴 사람은 도교의 창시자인 장천사(張天師)로 귀신을 쫓아내고자 호랑이를 타고 다녔다는 전설이 있네요. 또한 역병과 천둥,번개를 쫓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완전 장군님 호랑이 타고 오신다 아냐
그래서 커버에 ufo와 피뢰침을 넣어서.. 묘하게 올드스타일 SF적인 힙함..
그리고 도교적 요소가 담긴 sf 앨범 커버, 그 옆 가사문은 거대한 부적같은데요. cd 역시 도교적 풍습을 담아 자미두수 십이궁격으로 운세를 점치는 부적같은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평론보니 대만 지역문화의 특색을 담아 옛 향수를 일으킨다는데 너무 도교 레트로에 진심이신 거 아닌가요.
나카시(那卡西)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대만 온천숙박문화를 중심으로 한 악단이라고 합니다.
북한 식당의 라이브밴드를 생각하면 된다고. 아하!
사람들이 모이는 식당, 야시장, 온천숙박시설에서 연주한 소규모 밴드라고 하는데요. 여러 나라에서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중국어, 대만어, 영어, 일본어 노래 등 다양한 나라의 유행가를 알고 있어야 했다고 합니다. 60~70년대 전성기를 맞이했다가 1979년 베이터우 매춘을 금지하자 관광객이 자연히 줄면서 공연 역시 줄어들었...으......없어질만 했네...
https://www.youtube.com/watch?v=G1sCE7mV1cQ
mv가 많은 건 아니나, 바다의 신인 마조(媽祖)설화, 점칠 때 사용하는 즈쟈오(擲筊)와 향처럼 민속과 기이한 요소가 강해서 몹시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
https://talk.ltn.com.tw/article/paper/1242482
그 외 밴드 소개는 아래에서 계속.
https://backup899.tistory.com/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