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5. 14:10ㆍFormosa/기타
*여귀교 영화, 게임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반교와 환원으로 유명한 대만 게임 개발사 레드캔들즈의 신작 나인솔즈가 이번 달 나온다는데
오랜만에 살려보는 티스토리.
호러게임으로 유명한 우육면 장인들이 왜 익숙한 그 맛을 안끓이고 우육면 파스타를 만드는 거요. 당황스럽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시고 싶다는데 응원합니다. 하지만 근현대사 대만 덕질하게 만들게 해놓고 상고시대로 떠나버려서... 또다른 근현대사 매체를 찾다가 최근 대만의 모 대학교의 실화 괴담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 인기있다길래.
히스토리 찾아보다 괴담이 게임,영화로 확장되는 방식이 인상적이라서. 최근 후속작이 나온 '여귀교' 미디어믹스에 대해 얘기해보는 포스트.
1. 여귀교와 대만의 대학전설
'여귀교' 는 실제 대학교 괴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한예종 괴담처럼 타이중의 동해대에 있는 실제 다리가 배경인데, 남학생 기숙사와 본관을 잇기 위해 편의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원래 이름도 없는 다리였으나 외진 구역에 있어서 저런 괴담이 붙여졌다고. 기가 약한 게지 떼잉.
오래된 전설이라 그런지 97년도 신문기사에도 이런 대학교 괴담도 있대요 식으로 소개되었고, 동해대학교 홈페이지에도 소개된 모양. 아니 왜... 동해대 우유아이스크림 맛있기로 유명한데 그거나 소개해주지
대학 자체는 독특한 건물들도 많아서 구경가기 좋음
여튼 알음알음 떠돌던 타이중 지방대학의 오래된 괴담이 전국으로 퍼지게 된 건 2018년의 라방 때문이었다고 한다. 스트리머가 새벽에 홀로 여귀교에 가서 라이브 방송을 하다가 괴기현상을 발견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이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화 된 게 2020년에 나온 '여귀교(女鬼橋)'와 2022년의 '여귀교: 구원으로 가는 길' 게임.
파운트푸티지 방식이 섞인 1편이 흥행이 잘 되었는지 2023년엔 영화 속편이, 2024년엔 게임 속편이 나왔다.
최근 나온 2편은 영화는 1편의 프리퀄이라서 3편이 나올 거라는 속편을 암시하지만,
올해 나온 게임은 다른 대학엔 이런 일도 있었다 정도의 뒷 배경으로만 나와서 그냥 플레이해도 괜찮다.
후속편의 배경은 타이베이의 문화대학 대인관(大仁館)의 유령엘리베이터(지옥엘리베이터로도 불리는 모양) 대학괴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무도 안탔는데 만원이라고 뜨거나, 오밤 중 타면 지옥으로 연결된다던가. 시설 노후화로 생긴 이 괴담은 20세기부터 퍼지긴 했으나 21세기에 들어와서 건물 리모델링했다고 들어서.
여기도 물리구마로 퇴치했나보다.
영화에서 촬영한 캠퍼스는 실제 문화대 아니라 타오위안시 카이난대(開南大學)이다. 상견니에 나온 그곳이네!
왜냐하면 실제 문화대의 다인관이 팔괘 모양을 본 따 만들어서. 아니 건물이 더 음산하게 생겼잖아요. 없던 귀신도 나오게 생겼네.
후속작의 배경이 된 유령 엘리베이터 자체로는 미디어화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는지, 영화와 게임은 유령 엘리베이터를 시작으로 역팔괘 모양으로 기묘하게 생긴 다인관의 비밀을 밝히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게임에선 귀월(鬼月)이라서 일찍 귀가해야 한다는 식으로 소개되는데, 이건 도교를 믿는 중화권에 있는 민간신앙 중 하나.
음력 7월 1일부터 한 달동안 귀신의 문이 열리기에 한 달동안 많은 금기가 있으며 이사, 결혼 같은 큰 행사는 피하려고 한다. 그리고 대만의 중요명절 중 하나인 중원절은 음력 7월 15일 귀신의 힘이 가장 강해지는 때 그들을 달래고 소원을 빌고자 하는 축제의 날이기도 하고. 그렇구나 게임 배경이 아시안 할로윈 이었구나.
2. 공포영화 & 공포게임의 IP 확장
대만에서 여귀교 영화가 흥행하면서 게임과 함께 후속작이 만들어진 모양인데, 흥미로운 건 영화와 게임이 같은 소재를 쓰면서도 서로의 매체가 지닌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달리 전개한 방식이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에서 여귀교1, 여귀교2 영화가 있음에도.. 1편은 보지 않아서 대학괴담을 취재하려는 기자와 재연배우들이 갔다가 봉변당한다는 것 외에 내용에 대해 알지는 못하지만.. 1에서는 영화와 게임이 2년의 텀으로 발매되어서 영화가 잘 되었으니 게임도 낸 건가 싶다. 그런데 2편은 비슷한 시기(영화는 2023년 가을에 나왔고 대만에서 흥행)에 나오나 영화와 게임 모두 별개의 스토리로 진행된다.
예전에 반교 영화화 한 존 쉬 감독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과 영화의 문법은 다르기에 이걸 어떻게 각색해서 풀어나는 게 관건인데, 기존엔 게임→영화 혹은 영화 →게임의 일방향적인 각색이라면 여귀교는 영화↔게임 서로 상호보완하는 부분도 인상깊었고.
영화는 ARG 호러게임을 만들려는 대학생들이 주인공이라면, 게임은 공포영화를 찍으려는 학생들이 메인이 된다.
역팔괘 모양의 캠퍼스 건물과 오래된 등불, 무용학과의 발레리나, 돌아버린 건축가의 스토킹(디져!), 시간역행 등의 이야기는 동일하나 별개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정말 스핀오프 같네. 그 점에서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함
여귀교2 게임에서 인상적인 건 part2에 나오는 무용학과의 발레리나 연출이 아닐까 싶다.
영화에선 그 내용을 학교괴담으로만 넘겼으나, 게임에선 쌍둥이 발레리나의 엎어진 괴담 시나리오..
아니 지금 생각하면 좀 어이없네 발레할 줄 모른다고 시나리오를 엎어 누구는 빡빡이여도 교장역을 하는데. 그런 정신머리로 무슨 영화를 찍니!
여튼 게임연출이 인상적이나 굳이...? 다른 내용들은 실제 괴담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거 하나만 엎어진 각본으로 분류하니. 게임제작사에서 발레리나 소재로 쩌는 연출을 생각했다가 게임 볼륨 애매해서 여기 넣었나 싶었다. 그런데 영화보니 첫번째 ARG 게임인 1인 숨바꼭질 배경으로 무용실에서 가면 쓴 발레리나 마네킹과 축음기가 나온 거 보고 영화와 연관지어서 나온 거구나 이해.
공포와 미학적인 완성도 모두 밸런스가 높은 연출은 오랜만에 보고 흥분해서 주절대는 오타쿠글 맞음.
게임 스크립트가 작위적인 느낌이 덜하고 영화 대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서 시나리오 라이터가 영화인인가 했다. 그런데 게임이랑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발매였다는 거 듣고 이해함. 어쩐지 중화권 오지랖넓은 아저씨#mood를 호러게임에서 느낄 일이니 생각했었는데! 영화에선 수위로 뒤통수쳤으니 게임에선 다른 노선으로 진행했나봄.
그 외에 여귀교 게임에서 플레이어 변경방식의 연출이 영화시점처럼 자연스레 달라지거나, 영화에선 파운트 푸티지처럼 비디오카메라 화면과 함께 AR로 모바일 게임 화면도 함께 나오는 부분 보면 매체가 지닌 특징을 서로 섞으려는 시도도 재밌었다.
반교랑 환원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구나 싶은 장면들이 있다 했는데 (반교가 대만 최초로 ARG를 진행했다는 것도 있고) 아예 오마주처럼 나오는 장면도 있어서 반가웠고.
스토리는 쏘쏘해도.. 언제까지 여성혐오 범죄로 죽은 여자로 공포 만들 셈이니! 쿰척임만 없애도 더 무서울 수 있을건데! 여튼 실제 괴담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잘 쓴 것 같아서 적어봄. 화이트데이가 이런 식으로 나왔으면 좋았을 걸 듣고선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가 궁금했는데 영화와 게임이 잘 연결된 예시를 실제로 보니 알게 되었고. 이게 또다른 성공사례가 되어서 다음엔 뭐가 나올지 기대됨.
개인적으론 60년대 학교가 배경이라길래 오 역사와 민속 나오려나 기대했다가
아 익숙한 신파의 맛이네 좀 실망하긴 했지만 흥
생각난 김에 대만의 유교와 호러,코미디,수사물,LGBTQ,에코프렌들리에 아시아 최초 동성결혼 합법화와
영혼결혼식 관혼상제 종합선물세트를 섞은 영화 MERRY MY DEAD BODY 추천합니다.
곧 내한한댔나. 상견니의 허광한 나온대서 넷플릭스에 있어 봤는데 소소잼.
내용 출처 :
https://kr.rti.org.tw/radio/programMessageView/id/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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