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9. 02:36ㆍFormosa/대만 밴드
나락도 락이다 인디 락밴드 붐은 온다 외친지 어연 50년째, 최근들어 밴드 붐이 불어서 기쁜 요즘입니다.
레드캔들즈는 늘 좋은 대만 인디밴드를 소개시켜줬지.
엔딩보고 콜라주 곡 정주행 하는 김에 듣고 있는 타이완 인디밴드 or 인디음악 소개.
취향따라 아마 후반부로 갈수록 민속을 다루는 밴드들이 많을 것.
1. 草東沒有派對 (No party for cao dong, 노 파티 포 차오동)
https://youtu.be/HqmpIQ9l-uA?si=gS1InRR5IZiLneoD
늘 콘서트 티켓이 매진되어 '차오동엔 티켓이 없다' 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밴드. 레드캔들즈가 좋아하는 인디밴드라서 공포게임 환원 트레일러의 배경음악으로도 들어갔습니다. 여운을 남기던 엔딩곡인 환원(還願)을 부른 걸로도 유명하고요. 사실 환원보다는 1집 곡들이 본래 음악스타일인 듯.
1집 추노아(醜奴兒)는 전곡 모두 명곡. 젊은 세대의 무력감과 허무함을 반영하는 가사도 많고요. 추노아의 경우엔 같이 옛 문학 장르인 사(詞)에서 인용하여 본인들의 메시지를 노래로 담았다고 합니다. 오 몰랐는데 대풍취(大風吹)는 의자뺏기 놀이 같은 대만의 전통놀이였나봐요. 그건 학교 폭력에 관한 가사라고.
폭풍전야처럼 우울한 분위기에서 긴장감을 유발시켰다가 폭발하는 락음악이 많습니다. 지금처럼 습하고 더운 여름날 밤에 듣기 좋은 곡.
6월 아시아 팝 페스티벌에서 내한한다길래 매우 기대 중. 1집 노래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헤헤
자세한 밴드 소개는 여기서.
https://kr.rti.org.tw/radio/programMessageView/id/1786
2집 관련 글은 여기서.
노파티 포 차오동 草東沒有派對 2집 《瓦合》 - <但> 그래도, 널 사랑해
2.老王樂隊 (Lao Wang Band, 라오왕악대)
신세대 포크 락 밴드인 라오왕밴드. 이 밴드도 차오동과 비슷하게 젊은 세대들의 방황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원래는 대학 경진대회를 위해 2015년 말쯔음에 결성했다고. 그런데 밴드 영문 명이 'Your Woman Sleep with Others'라서 거... 했는데 老王이 오쟁이 비스무리한 뜻인가 보네요. 대체 왜
https://www.youtube.com/watch?v=oCQnAxrkTUc
밴드음악에 첼로가 강하게 들어간 노래를 좋아하는데요. 최근엔 음악 스타일이 달라진 모양입니다. 인디밴드 1집으로 입덕했다가 2집 이후 달라진 음악 방향성에 알아서 괴로워하던 일이 많았는데 또...
초창기 곡인 '난 아직 젊어, 젊으니까 我還年輕 我還年輕'라는 곡 추천. 데뷔 초 미니앨범은 총 3곡이 포함되었으며 제목인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吾十有五而志于學'는 논어에서 문구를 인용했습니다. 대만도 교육열이 장난 아니라서. 성적 만능주의의 교육 체제를 비판하는 가사로 많은 공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https://kr.rti.org.tw/radio/programMessageView/id/4426
3. Wayne's So Sad (傷心欲絕)
펑크 락, 얼터너티브 락 스타일로 2008년 결성해서 꽤 오랫동안 활동한 대만 락 밴드입니다. 2019년에 발매한 3집이 취향이더라고요. 스포티파이에서 본 앨범 커버가 인상적이라서 기억하고 있던 밴드. 2020년 금곡장에서 이 앨범이 베스트 락 앨범으로 수상되었다고.
https://www.youtube.com/watch?v=-bi2_5SnIBw
4. 落日飛車 (sunset roller, 선셋 롤러코스터)
이미 국내에서도 유명한 대만 5인조 팝 밴드인 선셋 롤러코스터. 재즈기반의 듣기 편한 곡들 위주에 대부분의 노래가 영어라서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내한도 여러 번 했고, 오혁과 RM의 신곡에도 세션으로 참여한 적 있습니다. 'my jinji' 등 일상 속 잔잔한 낭만과 사랑의 느낌을 담은 곡들이 많습니다.
5. 恐龍的皮 (The Dinosaur's Skin)
앨범 커버보고 뭐지 저 어그로..? 했는데 노래 들어보니 의외로 듣기 편했던 밴드.
티렉스와 트리케라톱스가 멸종에서 살아남아 웜홀을 통해 타이베이로 와서 죽은 친구들을 애도하기 위해 쥬라기 팝이란 장르를 만들었다고... 거 컨셉이 엄청나네...
https://www.youtube.com/watch?v=2lGBRX9M2Ss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all my friends are dead'. 하기야... 공룡 다 죽었지...
선셋 롤러코스터 같은 신스팝 느낌에 장난스럽고 풍자적인 영어 가사 노래가 많습니다. 근데 뮤비도 좀 미치광이인 듯.
6. 9m88 (조앤바바)
https://www.youtube.com/watch?v=SxM42jD8yWI
비슷한 느낌의 미치광이 mv로 9m88도 소개. 대만의 유명 가수인 Leo王 뮤비로 데뷔한 재즈팝 싱어송라이터로, 복고풍의 패션에 키치한 느낌의 경쾌한 곡들이 많습니다. 한국가수인 수민(sumin)과 콜라보한 곡도 있고요.
7. 王若琳 (왕약림, JOANNA WANG 조안나 왕)
9m88 노래 듣다가 알게된 대만계 미국인 가수. 아버지가 유명 음악 프로듀서라서 10대부터 재즈 스타일의 가수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어렸을 적 기획사에게 강요받았던 스타일에서 180도 우회하여 본인이 하고 싶던 실험곡 위주의 앨범을 내고 있습니다.
본인 취향은 데뷔곡이 아니라 스푸키한 올드뮤지컬이라서 대중성에선 많이 벗어났지만.. 멜라니 마르티네즈 느낌도 나고.
아티스트로서의 행적이 림킴 생각나서 응원하는 중.
https://www.youtube.com/watch?v=Hg_QTNHS9rA
개인적으론 9m88이랑 같이 작업했던 Material Girl을 추천.
8. 珂拉琪 (Collage, 콜라주)
2인조 듀오로 데뷔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2022년 금곡장(대만의 한국대중음악상st) 신인상을 수상했고. 최근 레드캔들즈의 신작인 '나인솔즈'의 엔딩곡으로도 참여했습니다.
콜라주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유형의 음악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동아시아 전통악기, 일렉 등 신디사이저와 민남어, 일본어, 아미어(阿美語)..? 아하 대만 선주민의 언어구나. 여튼 여러 언어를 섞어 일치시기부터 선주민, 한족, 민주화 과정까지의 대만의 문화, 역사, 다양성을 소개하는 곡들 위주입니다.
인터뷰 읽으니 초창기 작곡한 민남어 가사가 님 이거 틀렸음ㅇㅇ 지적받자 민남어 전공 교수에게 컨설턴트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발음 연습하면서 민남어 시험도 보러 갔다고 하네요. 갑자기 호감도 급상승.
더 찾아보니 노래에 여러 언어를 섞은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 뿌리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일치시기 태어났던 할머니와 소통하면서 일본어와 민남어를 섞어서 대화했고, 이후 성장하며 본인의 모국어를 찾고자 두 언어를 섞어서 노래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예명인 나츠코는 어렸을 적 할머니가 자신을 부르던 이름이라고.
의도적으로 현대중국어를 쓰지 않고 본인이 유년기에 배웠다는 모국어로 작곡하는 것도 흥미롭네요.
묘하게 금곡장 수상 관련된 기사가 많다 했더니. 대만은 단일어 국가가 아니다 보니까 금곡장에서 수상곡들을 언어에 따라 민남어, 객가어, 외국어 등 언어별로 수상작을 분류하는 게 맞냐는 논란이 끊임없이 있었나 봅니다.
최우수상 후보작에 오르기 위해선 한 언어 위주로 앨범을 내야 하며, 6곡 혹은 총 길이 30분 이상(반주 제외)로 새 곡을 내야한다는 기준이 정해져 있었다고.
그런데 2022년 신인상을 받은 콜라주의 경우 민남어+선주민어+일본어를 섞어서 그 어떤 분류로도 속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국어, 다문화주의의 시대를 상징하는 앨범이 되었다고 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kkUWlcjmOew
히트곡인 '萬千花蕊慈母悲哀'는 백색테러의 역사에 관한 노래입니다. 다른 곡인 'TALACOWA'의 경우는 일치시기 다카사고 의용대(高砂義勇軍)에 강제 징용된 할아버지의 경험에서 비롯된 노래라고.
플리에 떴을 땐 커버랑 노래만 듣고 오.. 안예은 스타일. 대만도 우타이테가 메이저로 뜨는 게 인기구나...오해했는데..
아 우타이테가 시초인 건 맞구나. 어쩐지 오타쿠 취향 저격하는 거 같더니
콜라주가 부른 나인솔즈 엔딩곡인 九日도 민남어 + 도교 사상의 삶과 죽음에 관한 내용인 것 같은데요. 가사도 한글 번역이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여러모로 아쉬웠던.
9. 閃靈 (CHTHONIC)
최근 콜라주가 같이 콜라보했길래 생각난 대만 5인조 블랙메탈 밴드. 1995년부터 활동했으며 여기도 민남어로 곡을 쓰는 밴드입니다. 또한 대만의 역사, 신화를 바탕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밴드 멤버 대부분이 사회운동가라서 대만 독립, 티베트와 위구르 해방, 성평등과 성소수자 운동도 같이 하고 있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rB8t0fCwUs
민속악기를 쓴 곡이 많아서 좋더라구요. 최근 콜라주랑 콜라보 콘서트도 함.
10. 裝咖人 (Dang Ka Ren. 촌사람)
여기도 밴드 컨셉이 독특해서 같이 적어보기.
콜라주와 같은 해에 금곡장 신인상 후보에 올랐던 밴드입니다. 대만의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한 야관슌두(夜官巡場, 야관순찰대)라는 앨범으로 후보에 올랐는데요, 1년 후 동명의 소설이 대만 국가 문학상인 금전장 본상,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고 합니다. 제목의 야관(夜官)은 민속신앙에서 중요한 신앙이라고.
https://www.youtube.com/watch?v=oIxzTwt6sZg
작가이자 밴드 멤버인 장자샹(張嘉祥)은 둥화대학 문창과에 재학중이다가,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에서 영감을 얻어 친구들과 함께 밴드 결성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밴드 멤버 대부분이 같은 학교 문학과 소속이고요.
고향인 자이 지역의 괴담과 역사를 바탕으로 민남어 앨범과 소설을 냈고, 향토적인 분위기에 옛 악기를 쓰며 락음악을 자아냈다고 합니다.
11. 夢東 (mong tong, 몽통)
60~70년대 사이키델릭 음악을 다루는 2인조 밴드입니다. 동아시아의 신화, 민속, 초자연현상 등의 분위기의 음악을 다루는데요. 대만 문화를 알리기 위해 공연할 때 일부러 눈에 붉은 천을 두른다는 관락음도 그렇고, 앨범 아트워크나 뮤비가 본인들의 색이 강해서 같이 기록해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BQO5WzrMYCY
아니 잠깐 사진찾다 봤는데
뭐야 최근에 뭘 낸 거야.
추가로 개별적인 밴드 소개는 아래에서 더.
https://backup899.tistory.com/m/52
《滾石40》 록 40, 대만 대중가요의 밴드 편곡 프로젝트 그리고 KST 내한 끼워넣기
대만의 여성 가수 아티스트, 거기에 페미니즘과 LGBTQ를 곁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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