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원:디보션 - 티저에서 밝혀진 과거의 뒷이야기 (3)

2022. 6. 11. 16:05Formosa/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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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체 스포일러 주의

 

이번에는 환원이 발매되기 전인 2018년에 나왔던 티저 이미지 뒷이야기와 유저참여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되었던 환원 ARG에 대해 정리하려고 한다.

 

티저 이미지는 당시 공식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되었는데, 80년대 대만의 레트로 디자인풍으로 어딘지 모르게 오싹함이 담겨있다. 이 때 나온 이미지들은 이후 환원의 본 사건이 밝혀지기 전 그 아파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암시하는 내용으로 밝혀졌다(게임 본편과는 관계없음). 

반면 ARG 이벤트는 게임 본편 이후의 내용을 다룬 것으로, 두펑위가 맹신하던 자고관음을 믿는 사이비 종교에 대해 인게임보다 좀 더 자세히 풀려서 흥미로웠다. 후속작인 나인솔즈도 ARG하려나 쫌 기대중.

 


발매 전 공개했던 티저이미지

 

 

1. 게임이름공개

페북에서 2017년에 처음 공개한 사진

과거 80년대 TV의 화면조정시간에 적힌 "04-05-22-15 | 20- "09-15-14"

다들 반교의 후속작인가 생각했지만 A1Z26 코드로 암호를 돌리니 'devotion'이 후속작 제목으로 밝혀졌다.

 

 

 

2. 이상한 종이인형

 

甜星寶貝라는 제목의 달콤한 별같은 아이..?

옷이랑 본체가 합이 맞지 않은 종이인형 옷입히기 도안이다. 붙였을 때 팔이 4개인 관음보살처럼 보이는 종이인형은 마이크와 노란 튤립을 들고 있다. 

-> 두메이신이 참가했던 경연대회와 소중하게 여겼던 노란 튤립. 왕관과 드레스는 게임진행을 위해 찾아야 하는 아이템.

 

 

 
3. 아파트 건물 앞 전단지 사진

 

1) 가장 큰 분홍전단지 :  - <임대> 5층에 세를 놓았다는 전단지. 임대료가 8000에서 5000,4000,2000,1000으로 계속 떨어지다 마지막엔 협상으로 적어놓았다.

 

 2) 분홍전단지 좌측상단의 흰 전단지 : 같은 5층에 원인불명의 악취가 오랫동안 있었으니 건물안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공고. 
 
3) 분홍전단지 우측하단의 실종알림과 그 옆에 물건판다는 벽보 : 긴 머리에 큰 눈을 가진 딸을 찾는다는 실종알림은 끝으로 갈수록 글씨가 날라감. 그 옆의 당근마켓 벽보는 수족관과 물탱크 판매한다는 내용이지만 내용이 이상하다. '그것(붉은 용)은 매일 밤마다 나를 미워한다고 말했고, 그녀의 입을 막았더니 며칠 후 물고기가 죽었습니다'

 

4) 좌측문의 제일 위 사람 그려진 벽보 : 1960~70년대 대만에서 유명한 향수 전단지. 그 외에도 붉은 벽보 옆 신문기사에 바이크 홍보 문구가 실린 걸 보면 게임 배경은 아마 70~80년대
 
 

 

4. 어린이 4컷만화

과자 마스코트 키키가 나오는 귀여운 어린이 만화다.
좌>우로 보면 망한 요리를 대접한 것처럼 보이나, 우>좌로 보면 독살 후 냉동실에 은폐하는 흐름이다.

 

 

 

5. 학교 그림일기장

내용은 민국 62년도(당시 사용되던 대만의 연호. 대강 70년대쯤)에 메이메이라는 학생과 하교했다는 한 어린이의 일기장.

'눈이 크고 머리가 긴 메이메이는 
유명한 사람과 닮았지만 웃지 않는다.
메이메이네 아빠는 메이메이 데리러 가는 것도 잊고 
쓰레기 버리는 걸 잊어서 집에 냄새가 난다.
첸 삼촌은 물고기 밥을 먹이려고 큰 양동이 두 개를 가져왔다'

이런 내용이 적힌 일기와 '참잘했어요 말할게 있으면 선생님께 얘기해줘요!' 하는 내용이다. 

사실 벽보와 일기 티저, 사컷만화는 본편과 큰 연관성은 없다. 본편 가족이 이사오기 10년 전 쯤에 그 집에서 강력범죄 사건터져서 주인공이 사는 집값 떨어졌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본편 요소들과 겹치는 내용이 많다.

과거에 일어나던 사건은 티저에 떡밥으로만 뿌렸다가 게임 발매 이후, 게임에 사용되지 않고 게임폴더에만 저장된 신문 이미지파일에서 밝혀진다.

 

 

 

5. tv화면에 비치는 가정집

오래된 예능쇼가 나오는 TV화면처럼 보이나, 사진을 보정하면 TV화면에 반사된 오래된 아파트의 집안내부와 두씨네 3인가족사진을 반사되어 있다. 
 

 

두씨네 일가가 이사오기 전 일어났던 사건은 티저로만 단편적으로 추측할 수 있으나, 본편에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았었다. 지금 이 집부터 망했는데 어떻게 예전 살던 집이 망한 것도 신경써요. 그러나 게임 폴더를 까보면 인게임에선 나오지 않던 옛날 신문기사의 복사본 파일이 있다. 


폴더로만 저장된 신문 스크랩과 티저로 떴던 아파트 벽보로 확인한 사건의 타임라인은 이렇다.


1973년 이 아파트 5층엔 첸씨일가와 린씨일가, 2가구가 살고 있었음
린씨네 집은 도박중독 린씨와 린 메이메이란 딸이 살던 편부가정
첸씨네 집은 부유한 부부와 아들이 있었음. 당시 부의 상징이었던 아로와나 물고기를 기를 정도로 여유있었고 모범적인 가정이라 주변 부러움을 받았다는 듯
 


 티저에 나온 메이메이의 친구 일기(1973년 12월 10일/민국62년) 여기에 나온 정보는

-긴 머리에 큰눈의 친구인 메이메이는 웃지 않음
-가다가 메이메이네 옆집인 첸씨 아저씨가 물고기 밥을 주려고 큰 양동이 드는 걸 봤음
-내일 난 메이메이랑 놀러 첸씨네 집에 갈거 (첸씨 아들이랑도 사이인가봄)


대만 사람들 얘기를 보니 아이가 잘못쓴 글자로 'ㄏㄢ' = 為고 선생님이 잘못 교정했다 그런거 같은데
정확히 무슨 문맥인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 구몬 중국어 열심히 배울걸
 


두번째 티저에 나온 벽보들은 정보가 더 많지만 여전히 단편적인 실마리만 추측할 수 있는 상태다. 
 
10월 4일 아파트 복권 결과
(메이메이의 아빠는 도박중독)

 


아로와나가 있었던 수족관을 판다는 당근마켓 벽보인데 아래 내용이 이상하다.
물고기가 나에게 욕을 했고 난 그녀를 죽인다는 내용
이건 첸씨가 적은 거로 밝혀진다.

 

 

5층에 원인불명의 악취가 계속 나고 있다.
아파트에 쓰레기 두지말라고 경고 중
 

실종신고
딸이 사라졌다는데 이름, 전화, 주소없이 저런 벽보만 붙여있다.
마지막 문장은 글자가 날라가서 뭔 의미인지도 알 수 없다.
이건 메이메이의 아빠가 내건 벽보. 


마지막 가장 커다란 벽보

첸씨와 린씨네 일가가 살던 아파트 5층을 세놓는다는 내용이지만 8000에서 계속 금액이 내려가고
결국엔 상담 후 결정한다는 말이 뜸
저 오징어다리 중 단 하나만 뜯어갔다는 건 여기에 뭔 일 일어났는지 이 주변에 다 소문났고
돈 급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저기서 살 사람은 없었다는 얘기

 



저 벽보의 내용을 조합해보면 게임 본편 전 저 아파트에 일어난 사건은 다음과 같다
* 본편 ARG내용 스포,가정폭력 및 범죄 관한 이야기 주의


1. 1974년
1974년까지 아파트 5층 두 가정이 살았음
도박중독 개노답 린씨와(복권, 비둘기도박 이것저것 손댔나보다. 그래서 집도 안치우고 냄새도 나고)과 딸 메이메이가 살았고
그 옆집엔 부자라서 당시 비싼 물고기인 아로와나도 키웠던 첸씨와 그의 아내, 아들이 살았음. 이 집안은 옆집 도박중독 린씨와 다르게 주변 평판도 좋았던 상태.

 

74년 4월, 첸씨가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체포됨.
74년 3월 쯔음 첸씨의 아내가 실종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한 달후 범인은 남편으로 밝혀진 거였음.

이 사건이 대서특필된 이유는 첸씨가 아내의 시체를 잘라 물고기밥으로 처리했다는 거였음
그래서 5층에 정체불명의 냄새가 오랬동안 났던 거였음

(티저에 떴던 마법소녀 키키 4컷만화에 냉장고에 자른 고기를 둔 것도 아마 이걸 암시)
 

첸씨를 취조하던 중, 경찰은 그의 또다른 범죄를 발견함
침대에서 여자아이 속옷이 발견된 거.
취조를 하니 첸씨는 옆집에 사는 메이메이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있단 걸 자백함
도박중독 린씨는 빚이 있어서 그 사실을 알아도 모른 척 방관했고

첸씨는 아내를 죽인 뒤 미쳐서 수족관 판다는 벽보에다 물고기가 날 비난한다는 둥 그렇게 적은 것.
 

74년 5월, 한 초등학생 소년이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기사가 실림.
이후 첸씨 아들로 밝혀짐. 아빠가 저지른 범죄의 진실을 깨닫고 충격받아 건물에서 뛰어내림.
린씨는 조사 후 풀려났지만 메이메이는 집 떠나 실종상태.
 

첸씨의 아내가 죽은 이유 이건 좀 추측이 여러가지 있는데,첸씨의 아내가 아들과 함께 외출했다가 지갑놓고 가서 다시 되돌아오니 첸씨의 범죄현장을 목격함. 그래서 부부싸움 중 첸씨가 아내를 살해 이게 가장 신빙성있는듯

 

2. 1975년
75년 본편 주인공 딸인 두메이신 태어남
(사건 이후 5년간 집이 비었던가 이 건물에 루신교 믿는 단체가 들어왔다던가 어디에 실린 건지 지금 아리까리함.
주변사람들은 사이비 종교단체가 들어온다니 초반에 꺼려졌지만
거기서 피우는 향 때문에 진정효과도 있고 뭔가 소란스럽지도 않으니 괜찮다고 넘어간 듯)


3. 1980년 ~ 1987년
80년 두씨네 가족 이 풍수 망한 집에 이사
87년 10월 7일 두메이신 사망
87년 10월 14일 루신교(=천수관음을 믿는 사이비종교)에서 우린 이 사건과 관계없다 성명서 발표


4. ARG 이후 밝혀진 내용들
사망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궁리팡은 딸 죽은 걸 발견하고 신고해서 기사남.
루신교는 우리는 저 미친 사건과 관련 없고 허선생이 독단으로 벌인 짓이란 성명서 냄
그리고 저 사이비 대빵인 루신교는 2019년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

궁리팡은 이후 이 사건으로 굉장히 힘들어했으며
ARG에 나오는 인물도 어렸을 때 같이 놀았던 친척누나가 이렇제 죽어서 충격받고
누군가 궁리팡 이모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루신교를 캔 것
 
 

 



 본편 이전의 사건이 저렇게 자세히 설정된 이유는 아마 저 사건이 본편의 원래 스토리였지 않을까 추측 중이다(공식 판명난 거 아니고 추측이니 어디 가서 진짜인 척 하면 안됨). 하지만 이야기의 잔인성 때문에 현재의 스토리로 수정하지 않았을까 생각중. 그렇다고 해서 환원의 본편이 안 잔혹하단 건 아니지만.
 

그렇게 추측하는 중 하나가 게임에 나오는 메이신의 알림장 년도가 민국61년,
1972년으로 본편 10년 전의 날짜로 적혀있음. 1972년이면 두메이신은 3살이다.

또한 메이신의 방에서 친구들을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발견된다. 티저와 신문기사에서 밝혀진 내용 대로라면
남자아이는 70년대 저 아파트에 살았고 아빠가 옆집 친구에게 범죄를 저지르고 엄마를 죽였다는 걸 알게 되어 옥상에서 뛰어내린 린씨네 아들. 옆에 있는 조그마한 아이가 티저의 그림일기를 그린 아이라고 추측된다.

 
70년대 저 집에서 살던 메이메이=초기 설정의 메이신이었으나 너무 폭력적인 이야기라 비하인드 설정으로 두고 현재의 스토리로 바꾼 듯 하다. 그러면 한니발 4컷만화라던가 저 아파트의 내력이라던가. 본편과 크게 상관없던 내용이 게임발매 전 티저에 나왔던 이유도 설명되고.


발매전까지 알차게 떡밥부린 환원 제작진은 발매날에 게임오픈 카운트다운 하면서 1시간 짜리 라이브를 올렸다.
한 25분동안은 계속 어항에 담긴 종이튤립만 보여주다가
 
 
점점 붉은 물이 차오르고 마지막에 물이 빠지면서 자고관음이 뒷배경으로 보인다.

 

이건 두메이신의 상황에 대한 은유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처음엔 다 괜찮아보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어항의 물이 피처럼 변하면서 흐려지고.  마지막엔 자고관음이 보이면서 튤립도 쓰러지면서 게임의 비극적인 결말을 압축한 영상이었다. 
 
티저 이벤트로 함께 진행한 ARG 이벤트는 너무 길어져서 다음 포스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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