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년 펜타포트 혈육과즙기 내한 예상 셋리스트 모음
스트리밍 사이트에선 죄다 한자라서. 제목 읽기 헷갈리니 이미지로 만들었습니다.
할수도안할수도 라고 적힌 건 작년에는 안했는데 올해 하는 경우도 있어서 같이 넣어둠.
사심픽은 올해 메가포트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였던 '관음 觀音'인데요. 제취향의 민속픽이라 절대 할리 없음

대만 메탈 밴드 혈육과즙기(血肉果汁機, Flesh Juicer) 의 음악에는 대만의 민간신앙과 사회문화가 섞여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는 용어가 헷갈려서, 전통 / 민속 / 제사 / 사찰 문화 등등... 알못이 이딴 식으로 퉁쳤는데요. 사실 그 무엇도 정확한 말은 아님. 반성.
현지 언론에서는 혈육과즙기의 음악스타일을 '궁묘宮廟 메탈 ' 이라고 하지만, 밴드 입장에선 '로컬在地 메탈'로 불리길 바란다고. 궁묘 문화만 다루지 않고, 대만의 여러 문화를 다루고 있는 데다가. 본인들의 음악을 통해 자국의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고자 위함이라고 합니다.
궁금해서 더 찾아보니 궁묘문화와 혈육과즙기의 퍼포먼스의 연구 논문이 있네요 야호.
내한 기다리면서 원래도 민속 문화 궁금해서 논문 내용 정리 할 겸 펜타 예습 하는 글.
王雅玲(2024)。血肉果汁機樂團以宮廟文化融入創作與演出之研究。﹝碩士論文。國立高雄科技大學﹞臺灣博碩士論文知識加值系統。 https://hdl.handle.net/11296/6n6as8
석사 논문이 무슨 240페이지나 해?!? 괴로워하긴 했는데 그동안 궁금했던 문화적 요소들을 알게 되어서 좀 신남.
여기에선 사례 연구 방식을 써서 문헌, 비참여 관찰(라이브 공연영상 관람), 밴드멤버 & 일반인 대상 인터뷰로 자료수집을 했는데요. 진짜 논문으로 쓰는 덕질기록.
기존 연구들은 뮤지션들의 성공 사례 위주로 얘기했지만, 저자 본인도 밴드 했던 사람이라 인디밴드 현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그래서 밴드 내 전통 문화 탐구를 통해 앞으로의 뮤지션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논문이라고 합니다. 그저 감사...
글 순서는 아마 아래처럼 갈 듯.
음악이 궁금하신 거면 2부터 읽어도 괜춚
1. 대만 종교, 문화의 용어 및 개념 정리
2. 정규 앨범 컨셉 및 곡 소개 그리고 돼지머리 가면 변천사 (중요)
3. 라이브 퍼포먼스 & 콘서트 속 문화적 요소
4. 밴드의 방향성 및 해외진출 목표
(+ 의욕 있으면 인터뷰 요약)
1. 대만 종교, 문화의 용어 및 개념 정리
1) 대만 종교와 궁묘(宮廟) 문화

대만의 종교는 민간신앙, 중국에서 건너 온 도교, 불교에서 영향 받았습니다. 인구의 80% 이상이 민간신앙을 믿고 있으며, 대만에 등록된 종교시설 15,183개(2021년 기준)은 편의점(13,000개)보다 더 많다는데요. 그거 한국 교회 수가 편의점보다 더 많은 거랑 비슷한데???
이런 대만의 종교적인 요소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기원했습니다. 중국에서 이주한 이주민들이 섬에 정착한 뒤 자연재해에서 비롯되던 두려움을 이겨내고 정서적인 위안과 복을 바라고자 함인데요. 이러한 민간신앙은 미신이 아닌, 심신의 안정을 얻고 내면을 성찰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에 가깝습니다.

자연재해로 언제 죽을 지 모르니 사후세계의 안식 보다는 현재의 삶에서 복이 오길 바라는 기복신앙에 가깝습니다.
신빨만 좋다면 누구든 모실 수 있는 다다익선제네요. 이런 문화는 중국에서 넘어왔지만, 미신타파 정책으로 전통 종교문화가 거의 사라졌다보니. 현재는 대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라고.

그 중 궁묘(宮廟)문화는 종교 시설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지역 문화 입니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종교 시설인 궁묘(宮廟)는 신앙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만남의 장소, 축제, 관광지 등 생활밀착형 공공장소에 가깝습니다.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곳이라서. 지역의 종교 시설과 연루된 조폭 및 돈세탁 같은 범죄는 오랫동안 이어진 사회 문제 중 하나라고.

혈육과즙기 의상에 민속신앙 문화를 녹였다는데 왜 불경하게도 양애취스럽지. 메탈이라 그런가
= 진짜 지역 사원이 양아치 같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이건 아래 쪽에서 타이커 문화와 함께 더 자세히 설명 예정
2) 지역 수호신을 모시는 사원, 묘우(廟宇)

묘우(廟宇)는 도교와 불교의 신, 영웅, 지역의 수호신을 모시는 사원입니다. 묘당, 사원, 사당 다 비슷한 용어긴 한데 여기선 묘우로 쓰이는 듯.
마을마다 있는 종교의 상징이자 전통공예가 돋보이는 건축물인데요. 도자기, 종이, 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장식되었고 지역마다 특징도 다르다고. 일반적으로는 중국 건축스타일에 민남, 객가 지역 스타일이 섞였습니다. 대만에서는 복잡한 지붕 모양과 다양한 색깔의 민남양식이 특징이라고.
건축 쪽으로 파고 들면 너무 전문용어 많아서 패쓰


뻘한데 최근 친구가 '공포,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정체성' 이라는 논문을 알려줘서
포크 호러인가 두근! 흥미진진했는데
지붕 장식물인 공포(栱包) 였음.
.. 그거 멋지지... 또 속음.... 서러웠던 기억. 건축용어 너무 헷갈려

여튼 이런 사원에는 입구에 3개의 문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바라볼 때 우측의 용문으로 들어가 좌측의 호랑이문으로 나가야 액운을 피할 수 있는데요. 중문은 신 전용이라 들어가면 안된다고.
아 이거 여행 갔을 때 주의사항 들어놓고 까먹고 막 들어갔는데.
외국인은 봐주시겠지 했다가 다음날 개똥 밟은 거 아냐.

묘우의 본당 혹은 신들이 모셔진 공간을 '궁(宮)'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원 갈 때마다 왜 왕이 사는 공간이 아닌데 궁이라 적혔지. 곡 제목이 왜 〈혈육궁 血肉宮〉이지 궁금했는데 그런 이유!
3) 마을의 전통 민속 축제 묘회(廟會)와 거리행렬 진두(陣頭), 출순(出巡)

묘회(廟會)는 신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사원을 중심으로 열리는 마을의 큰 축제이자 제사입니다. 특정 기간에만 열리는 게 아니라 신들의 탄생일에 열려서 대만에서는 거의 일년 내내 다양한 묘회가 열린다고.
중화권에서는 중국 외 대만,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에도 이런 축제가 있네요. 종교의식 뿐 아니라 같은 문화권의 사람들이 으쌰으쌰해보자는 사회적인 교류를 위한 행사에 가까워서. 지역 공동체가 모여서 장사, 공연, 오락성 행진을 하는 종교적인 마을축제입니다. 일본 마츠리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일부 대형 묘회에서는 행사 중 락 공연을 배치해서 사원의 지명도나 대중의 노출을 높이고자 합니다. 젊은이들 &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인디밴드도 부른다고. 혈육과즙기 역시 이런 묘회에 자주 참여했던 밴드였고. 정말 전국 지역 축제같은 느낌.

진두(陣頭)는 축제 기간동안 행렬에 참여하는 다양한 공연단을 칭하는 용어입니다.
축제기간 동안 지역수호신을 가마에 태우는 행진을 하는데요. 이 때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풍물패처럼 떠뜰석한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들의 행진을 진두라고 합니다. 지역마다 이런 진두를 자주 하다보니 거리 공연, 곡예문화가 발달했다고.

그래서 대만 여행하면서 길 지나가다 뭐 터지는 소리나고 어디선가 연기난다 = 거리 행렬에서 폭죽 터트리는 소리.
처음엔 어디서 사고난 줄.
진두 역시 21세기 들어오며 현대문화의 영향을 받아 대중화되었습니다. 하나 예시를 꼽자면, 2000년 이후로는 행렬용 전통음악이 대중음악으로 대체되었다고. 마치 국내 지역 축체에서 트로트 EDM메들리가 끊임없이...쉬지도 않고... 어디선가 들리는 것처럼...


기술의 발전의 또다른 예시로는. 거리 행렬에 마차 대신 전자화차(電子花車)가 나오기 시작했다는데요. 와 저거 이머지 페스티벌에서 본 거 아냐!
저 현란한 네온의 트럭 혹은 이동식 무대에서 추는 폴댄스도 인기를 얻었고... 아 지나가면서 왐마야 저 숭한 거 뭐여 했던 게 진두였구나
축제 뿐 아니라 장례식에도 오는 차라고 합니다. 거 고인 가는 길 화끈하게 보내드리네요. 허나 21세기 들어와서는 성적 대상화 때문에 이런 문화가 계속 있어야 하는지 논의중이라고.
https://www.youtube.com/shorts/8uc-k_BieH0
또한 진두에서 전통적인 신령 인형탈 대신 2006년이후 전음삼태자(電音三太子)가 유행하게 됩니다.아 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로봇 같던 거... 오밤 중 종교용품 가게 진열장에 대가리만 걸려 있는 거 보고 개크게 놀랬는데...
삼태자가 어린 신(나타)의 모습을 상징해서. 저런 탈 쓰고도 춤추는 게 허락된 유일한 신이라고 합니다. 신의 모습을 하고도 테크노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 춰도 저저 불경하게!어르신들이 뒷목잡는 게 아니라 캐해에 맞아서 그럴 수 있지ㅇㅇ 괜찮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 탈 속에 있는 사람도 대부분 10대 청소년들이라고 합니다.
하기야 더운 날 저거 입고 춤추는데 10대 체력 아님 누가 버텨

그래서 외향도 청소년 취향에 맞게 바꿨다는데요. 현대화를 너무 잘 적용한 나머지 EDM에 맞춰 스케이트나 오토바이 타고 등장하는 MZ신이 됨. 그런데도 젊은 신이니 그럴 수도 있지 여전히 관용 넘치며... 애들이 좋아하는 걸로 인기를 끌어 전국적으로 퍼졌다고.
한 편으로는 너무 상업화 되는 거 아냐..? 하는 시선도 있으나, 전통 행렬문화에 관한 대중의 흥미와 민속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변화가 정착된 사례라고 합니다.


예전 축공 보다가 왐마야 저건 뭐여 했는데. 사진의 로봇 아티스트가 만든 전기신장(電氣神將)도 그런 의미에서 생긴 거였군요.
신장(神將)이 원래 3M 되는 행렬용 탈이었다고.
진두(陣頭)에 나오는 명칭들은 아래에서 더.
영어로 된 글이 더 이해하기 쉬운 자료가 많았다니. 원문으로 찾고 있었는데 억울함
https://www.godsoftaiwan.com/index.html
Gods of Taiwan | Taiwanese Gods and Faith
www.godsoftaiwan.com

출순(出巡)은 신상에 가마를 태우고 그 지역을 순찰하는 의식입니다.
마을을 보호하고 악한 기운을 쫓아내기 위한 행렬이라고. 이게 위에 적었던 진두(陣頭)와 뭔 차이여? 헷갈렸는데 아하.

이런 문화는 장자샹 작가의 '밤의 신이 내려온다 (원제 : 야관순장(夜官巡場))'에도 나옴.
와 소설에 나오는 행렬이 정확히 뭔지 궁금했는데 유익하다!
4) 신의 모습 신명(神明) 과 호야(虎爺, 호랑이신), 돼지 희생제사

신명(神明)은 신을 일컫는 말로, 관우, 마조 같은 실존인물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마치 이순신장군, 맥아더장군을 신으로 모시는 것과 같은. 워낙 모시는 신이 많다보니 좀 신빨좋다 하면 근현대 실존인물을 모시기도 한다고.

혈육과즙기의 곡 중 〈虎爺 호야〉는 호랑이 신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한국에서는 호랑이는 산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요. 대만 역시 사악한 기운을 쫓고, 재앙으로부터 보호하는 신의 이미지는 비슷합니다.
대신 대만에서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 옷에 호랑이 그림을 자주 붙인다고. 거기는 호환마마가 없어!? 왜 애들을 지키는 수호신?? 했는데 대만에는 자생 호랑이가 없으니까 가능한 거였나...?
한족 이민자들이 중국에서 호랑이 신앙 문화를 가져오면서 도교의 중요한 신이 되었다고.

호야는 '흑호장군'으로도 불리며 재물의 신인 '토지공 土地公'의 유능한 조수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덩달아 재물과 보물을 불러일으키는 신인데요. 사당에 있는 호랑이 신상은 대부분 토지공의 아래 - 신단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고. 그래서 키 작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애들도 친근하게 여겼다고 하네. 앗 귀여워.

신저(神豬)는 돼지 희생제사 입니다. 이건 걍 고사상 돼지머리 풍습이랑 비슷해서 궁금해져서 찾아봄.
대만 묘회나 마을 제사에 쓰이는 돼지 제물은 저공(猪公)이라 부릅니다. 앗 저팔계공이 그런 의미였어..? 여튼 한국과 달리 돼지 머리만 쓰는 게 아니라 돼지를 통으로 장식하는 형태.


대만의 유명한 돼지제사로는 신저(神豬)가 있는데요. 이런 제사는 대만 북부 혹은 하카족이 사는 지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부유함과 복의 상징하는 신베이 지역의 축제로, 과거에는 제사에 사용하는 돼지가 얼마나 큰지 마을마다 경쟁 붙어서 10~20마리를 제사에 한 번에 썼다고. 이제는 환경보호, 동물권 인식이 높아져 광장에서 무게를 재고 도살한 뒤 가죽을 전시하는 행사도 단 1마리만 쓰려고 하거나. 과일, 쌀을 쌓아 돼지 모습의 상만 만든다고 합니다. 우측이 더 얼레벌레 만들어서 귀여운 듯.
자세한 설명은 캐나다인 여행 사진작가가 몇 년에 걸쳐 축제 현장을 올린 사진이 있네요.
와아 유익한 블로그.
https://www.goteamjosh.com/blog/godpig
Pigs of God (神豬) — Josh Ellis Photography
Since I started this blog a little over two years ago, one of the most popular posts has been the one about the Pigs of God festival. There isn't a wealth of information available in English about this cultural tradition, so I've always figured that the po
www.goteamjosh.com
5) 진두의 거리행렬 공연 - 음악, 극 위주의 문진(文陣) / 무술, 춤 위주의 무진((武陣)
논문에는 진두에 쓰이는 거리 행렬의 공연들도 상세하게 소개되었지만 크게 중요한 건 아니나...
걍 제가 거리 행렬에 관심 가져서 간략하게 정리만.

진두의 거리 행렬은 문진(文陣 - 음악, 연극 위주) / 무진(武陣 - 무술, 사자춤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런 행렬의 주 목적은 위에 적은 것처럼 신에게 감사를 표하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함인데요. 마을의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의 연대, 전통 문화의 전승하고자 함도 있습.....
잠깐 저기 지금 가마에서 불도 뿜고 있는 거야? 전통문화 전승 빡세네........
사실 어느 나라든 전통적인 지역문화 보존은 가장 큰 주제 중 하나입니다. 과거 진두의 참여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는 신도들 위주였으나, 이제는 지역 동아리나 자원봉사자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21세기 개인주의 사회에 이런 전통 지역 공연은 코로나 이후 사라지기 쉬운 형태였으나...최근들어 진두가 힙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청년층에게 흥하게 된 건 진짜 아무도 예상 못했다고. 마치 mz에게 힙불교가 된 것처럼.

진두의 문진(文陣)은 음악 연주(빠르고 시끌벅적한 북관음악 위주), 춤과 노래를 진행하는 공연예술입니다. 의식이 간단할지라도 연극을 선보여 신에게 보답하는 게 반드시 필요한 규칙이었다고 하는데요.

신에게 바치는 연극을 수신희(酬神戲)라고 부릅니다. 북관희, 남관희, 가자희(歌仔戲, 대만 전통 여성극), 포대희(布袋戲, 손가락인형극), 피영희(皮影戱, 그림자인형극), 괴뢰희(傀儡戱, 인형극) 등 대희라고 부르는 공연들 위주로 이뤄져 있고요.

최근 소규모 묘우들은 이런 큰 규모의 연극을 하기 힘들어서. 야외 영화 상영, 혹은 소규모 1인 포대희로 대체되었다고.
자이 가서 왜 아무도 안보는데 공연하지 과일차나 호롭 마시며 구경했는데 그런 이유가!
그 때 찍었던 포대희 영상 자랑...하려 했는데 이제 티스토리는 영상 직접 올리기가 안되네??
이 구린 사이트!!!! 걍 유튜브 검색하면 많이 나옵니다
여튼 이런 공연들은 야외무대에서 낮과 밤에 진행함으로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이자 인근 노점상들이 장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초기 대만 민간생활의 문화 형태였습니다.

반면 무진(武陣)은 전통무술이 종교적 행렬과 결합된 형태입니다. 그래서 춤만 추고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고.
전통무술을 선보이는 공연이 발달한 이유가 현실적인데요. 이민자들이 대만으로 오던 시절에 정부 공권력이 약하다보니... 마을 치안을 위해 동네 사람들이 지역 민병대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젊은 청년들이 무술을 배우면서 전승된 게 무진의 유래라고.



그 예시가 팔가장 (八家將), 무룡무사 (舞龍舞獅, 용춤과 사자춤), 송강진 (宋江陣).
다들 관절 튼튼한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행사군요.
6) 촌스럽고 불량스러운 고정관념의 탈피, 타이커(台客) 문화

대만에서 궁묘가 지역 조폭세력과 연계되었다는 부정적인 인식은 오랫동안 있었습니다. 지역 종교 시설에 시주돈, 주변의 상권 자릿세, 축제 수익 등 마을의 큰 돈이 몰리다보니 조폭들이 돈세탁하기 좋았거든요. 게다가 축제 행렬에서 무술 공연을 선보이거나, 무거운 가마나 인형을 들어야 하는 젊은 청년들은 체력이 좋아야 했기에 조폭들이 보기엔 준비된 인재였음.
종교 및 건달에 관한 대만 영화로는 2010년 개봉했던 《 맹갑 艋舺 》가 있습니다. 건달 영화는 진짜 안봐서......... 아 그런데 저 불량배들 모였던 묘우가 타이베이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인 완화구에 있는 청수사(清水巖) 였네요? 과거에는 용산사만큼 치안 안좋은 지역으로 유명했다는데. 현재 락페 열리는 사원 아녀. 거 이미지 쇄신하려고 많이 노력한 거였구먼
대만의 신조어 중에는 팔가장(八家將)과 발음이 비슷한 '8+9'가 있습니다. 저 팔가장에 참여하는 남성들 대부분이 마른 체형에 민머리 문신의 외모, 언행이 거칠고 경제적인 지위와 교육수준이 낮은 불량배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비하의 발언으로 썼다고. 최근에 인터넷에서는 잼민이 불량배 같은 용어로 바뀐 것 같긴 한데. 이건 좀 확실하진 않음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의 또다른 용어로는 타이커(台客)가 있습니다.
원래 1940년 국공내전 이후 중국에서 넘어온 외성인들이 기존에 대만에 살고 있던 내성인들을 '촌스러운 시골 사람' 이라는 의미로 차별하는데 쓰는 용어였습니다. 이후 대만 북부 사람들이 남부 사람들을 '저속하고 촌스럽다', '대만스럽다' 비주류 로컬문화를 우스꽝스럽게 일컫는 용어로 쓰였다고 합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에도 저 단어가 여러번 언급되었다고. 4시간에 가까운 영화라 회피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봐야할 때가 왔나.....
여담인데 저 《어느 영화감독의 고군분투기》 는 부천국제영화제에 상영된 적 있었네요. 영화찍으려고 낮에는 촬영알바하고 저녁엔 조폭들 똘마니 하며 영화찍으려고 개고생하는 블랙코미디물이라는데요. 최근 너바나더밴드 재밌게 와서 너네 또 미친예술하니(X) 상업례술하려 미친짓하니(O) 같은 영화 좀 솔깃함.

여튼 2000년대 이후 타이커(台客) 용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탈피하고 대만 고유의 문화로 부흥시키고자 하는 문화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우바이, 오월천 등 여러 뮤지션들 역시 민남어 가사, 대만에서의 삶과 감정, 사회비판을 결합한 음악을 보이며 스스로 '타이커 록'이라 부르는 등 자생적으로 발달한 음악 흐름을 형성하는데요.
이러한 영향으로 '타이커'라는 용어는 대만의 로컬한 대중문화를 자부심있게 부르는 용어로 바뀌었습니다.


그 외에도 패션 스타일을 예시로 들면, 야시장에서 산 것 같은 화려한 꽃무늬 셔츠 혹은 검은 셔츠 등 과시적인 스타일로 대담하면서도 직설적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좀 갱스터 스타일 같기도. 2010년대 이후로는 블랙앤화이트로 바뀌었다는데요.
...그렇군요 이런 역사적 사료를 지녔군요.... 저분 안성기 닮으신 듯... 코만 후비는 중.
여튼 '타이커'라는 말이 과거 오랫동안 이어진 차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 못한 채 유행어처럼 가볍게 쓴다는 걸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해당 문화활동을 통해 소외계층 가시화 및 문화적인 특성을 인정받고 논의할 기회를 얻었다고.
누군가는 여전히 이 '타이커 문화'가 진정한 문화운동으로 자리잡으려면 오랫동안 간과된 '대만 중남부 노동자 계층에서 오랫동안 소외된 청년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이걸 이렇게까지 길게 설명하는 이유는
대만 중남부 타이중이 고향인 혈육과즙기 멤버들이 진짜 타이커 스타일로 입은 거라.
그리고 저 위에 건달영화 가타오 OST 노래만 취향이라.....
마치 혁오의 〈맛있는 술〉 노래는 취향이나 드라마 '안투라지' OST..? 알빠야 그 드라마... 하는 것처럼
취향 아닌 건 최선을 다해 회피하고 있음
어우 쓰다보니 너무 길어진다. 타이커 문화에 대한 논의 내용은 아래에서 더.
誰是台客?
近年來台灣媒體最熱門的關鍵字非「台客」莫屬。到底誰是「台客」?是那些穿著隨性漂泊、頭髮抹油漂染、具有江湖氣質的南部少年?還是騎著改裝機車,腳穿藍白拖鞋,手提紅白塑膠袋的地
www.taiwan-panorama.com

좀 많이 길어지기는 했는데요. 전통 행렬인 진두에 참여하는 청년이 지역 조폭과 연루된 문제아라는 과거의 고정관념은 여러 문화운동 및 인식의 변화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영향으로 지역의 전통 문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났다고 하는데요.
시끌벅적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 동아리이자 친구들이랑 같이 참여 가능하고.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용돈 더 받을 수 있다고..... 거 현실적인 세속의 이유...
이런 전통 행렬에 청소년층이 유입되면서 거리 행렬의 축제 음악은 전통적인 북관음악 대신 테크노/edm이 제일 인기있는 음악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게다가 축제 때 가마 행진하며 걷는 걸음걸이가 edm 리듬이랑 맞아 떨어져서 더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런 행렬에 참여하는 청년층의 풀뿌리 네트워크를 통해 edm, 힙합음악이 종교적인 행렬에 유행하게 되었다고.

그 중 하나가 차오툰 보이즈(草屯囝仔 Caotun Boyz)의 힙합 곡들.
좀 건달느낌 나면서도 사회 이슈 - 혈기왕성 해도 어르신 말 잘들어.. 탈선하지마.. 같은 메시지를 힙합에 담았다고.

https://www.youtube.com/watch?v=LlWbwWm6m3U
한국힙합은 2010년대 이후 쇼미더머니로 대중화 되었다고 합니다만. 사실 대만에는 2020년대 이후 힙합 붐이 분 것 같지만 힙합은 정말 취향이 아니라 최대한 흐린 눈 하다가...
타이베이 뮤직센터 전시회에서 섹션 하나 새로 만들 만큼 왜 힙합이 인기가 있는지 그 원인이 궁금했는데 이런 이유도 있었나봐요.
최근 GMA에서 천셴징이 LOFI 재즈힙합으로 신인상 탄 게 바이럴되어 궁금한데....
이건 저 분이 특이 케이스 같아서 언젠가 미뤄두기


여튼 대만의 궁묘문화에서 젊은 층의 유입으로 인한 혁신적인 시도로는 2016년 타이베이 완화구 맹가청산사(艋舺青山祭)에서 100주년 축제 기념 열린 록 음악제를 예시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위에 건달영화에 나왔던 그 사원 맞음.
지금은 완화대요열(萬華大鬧熱 Roar Now Bangkah)이라 부르는 뮤직 페스티벌은 원래 크라운딩 펀딩 프로젝트였다는데요. 열린 이유 = 당시 지역구 의원이 헤비메탈 정치인이라서. 진짜 지역부흥과 메탈에 진심이었잖어???
이 영향으로 인디밴드들이 연주할 수 있는 공연장이 라이브 하우스 외에도 묘회 공연이라는 선택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해보니 사원도 슬램 공간 넉넉하잖어
거 락페에 최적의 장소!
8) 전통문화와 테크놀로지의 융합 공연

대만 젊은 층들의 유입으로 인해 이런 민속적인 종교 축제나 공연에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결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통극인 포대희,가자희, 고예(鼓藝, 북 공연) 에서 크로스오버를 통해 젊은이들의 이목을 끌고 전통문화에 새로운 가치를 주고자 하는데요.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밴드인 미수집단(美秀集團, amazing show)이 가자희 극 중 OST를 작곡한다던가, 최근 혈육과즙기가 가자희 배우와 락페에서 크로스오버 공연을 보이는 등 그 역시 하나의 예시고.

청년층이 참여하는 민속 공연의 예시로 구천민속기예단(九天民俗技藝團)를 들 수 있습니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이 갱생해서 기예단에 참여했다는 실화 기반 영화도 나온 적 있음. 예전에 진악당 소개하며 언급하긴 했는데.
타이중을 대표하는 이 기예단은 여러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이 학교에 복귀해서 공부하게끔 지원하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감와 진로를 찾도록 돕는 예술 단체입니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테크놀로지 기술을 접목시켜 국제무대로 올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곳의 경우엔 민속 음악 & 현대 음악을 크로스오버 했는데, 얼후, 고쟁과 바이올린, 기타 등 동서양 악기가 섞였고,
몇 년 전에는오월천(MAYDAY) 콘서트의 기획사와 민속기예단이 협업해서 4DViews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후로도 상업공연에 여러가지로 시도하고 있는 지역 예술 단체라 흥미로움.
동시에 테크놀로지와 공연의 콜라보 예시로 혈육과즙기의〈호야 虎爺 〉MV 를 소개하는데요.
확장현실(XR) 공연을 통해서 mv 제작비 낮아졌네 야호! 기뻐했다고.
2022년 LA 독립 단편영화제 최우수 시각효과상에서도 수상했다고 합니다.
이제야 혈육과즙기 앨범 소개를 하네요.
긍 나눠서 쓸 수 있지만 어차피 길면 안 읽고 창 닫을 거니까!
변방의 티스토리까지 귀하게 오신 분들이니 위의 헛소리를 견뎌내셔야 합니다
2. 정규 앨범 컨셉 및 곡 소개, 돼지머리 가면 변천사
1) 밴드 결성 및 스타일

혈육과즙기는 2006년 타이중에서 결성, 이제 20년차에 접어드는 밴드입니다. 19~20세 쯔음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결성했다는데요. 기좈 멤버 중 보컬 GIGO와 기타리스트 阿霖이 남음. GIGO 옆 금발&흑발 섞인 머리가 阿霖인데요. 부락 때 머리스타일 보고 은밀하게 속으로 대만의 시아라고 부르고 잇엇음
원래는 2006년에 yamaha 음악대회에 참가하려고 아무렇게나 팀 이름 정한 게 지금까지 쓰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도 대충 지은 게 20년 가고 있다고?? 본래 뜻은 육체를 착즙기에 넣고 갈아버림 = 사회적인 혼란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겠다 라는 뜻이었다고. 거 과격하네!

가오슝 페스티벌는 13년부터 거의 매년마다 참여해서 밴드 스타일 변화 목격담이 계속 남아있군요.
아 이거 재밌다. 사실 매번 돼지가면 쓰고 있는 건 아니었고... 노래 부르다 내키면 가면 벗어서 무대에 걍 뒀다고 함. 신비주의 아니었어?!?!
메탈의 브루탈 창법 중 하나인 피그스퀼 및 타이중의 현지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인터넷에서 이빨달린 돼지머리 가면을 구매했었는데요. 무대 호응이 좋아서 걍 계속 쓰게 되었다고. 뭐야 메탈 하는 거 가족들에게 알리기 싫어서 쓴 거 아니었어???
원래는 공연 중 썼다 벗었다 했었지만. 나중엔 친구 중 하나가 해외 공연에서 쫌 전문성 있어 보이려면 공연 중 가면 벗지 말라고 조언했는데 그게 먹혀서 10년이 넘어갔다고. 거 뭐 좀 아는 친구네!
여튼 혈육과즙기의 음악스타일은 대만 현지 문화에 대한 본인들의 관찰, 기록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대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며, 관혼상제와 희노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궁묘 문화는 그 일부라고.


공연용 의상도 그런 로컬문화에서 비롯된 타이커 스타일입니다.
묘회버전 타이커 : 꽃무늬 셔츠. 검은 셔츠에 바지. 슬리퍼나 캔버스화. 구두.
힙합버전 타이커 : 스케이트보드 옷, 굵은 금목걸이
양애취 미감은 거기나 여기나 왜 다 공통인지
여튼 컨셉에 맞춰 다들 양아치 타이커 복장을 입은 거라고.
2) 앨범 & 곡 소개
초기 음악 (2009 ~ 2014)


《하체궤란 下體潰爛 A Morbid State》(2009)
《잔혹한 타이중 粗殘台中 The Brutal Taichung》(2011)
장르 : 데스코어 / 익스트림 메탈
대만 갱스터, 묘우, 남녀간 애정문제 위주로 사회문제와 정부의 부패를 적극적으로 비난하는 곡들이 담겼습니다. 228 사건에 대한 곡도 있으나 이당시 음악엔 여성혐오적인 제목 있어서 저는 안들음.
2011년 2번재 EP《잔혹한 타이중 粗殘台中 The Brutal Taichung》는 전곡 민남어로 이뤄졌습니다. 양아치들의 거친 도시 타이중에 온 걸 환영함ㅇㅇ 초대하면서 거칠고 강렬한 음악을 선보이는데요. 〈진두 陣頭〉 와 〈출순 出巡〉을 통해 이 때 처음으로 궁묘문화와 진두를 언급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B6Kt3jLytM
〈출순 出巡〉
八家將 七星步 官將首 三步贊
팔가장 칠성보 관장수 삼보찬
濟公 土地公 七爺八爺 神童仔 北管 文轎 武轎
제공 토지공 칠야팔야 신동자 북관 문관 무관
放炮仔 電子花車金光閃閃
폭죽을 터뜨리고 전기화차는 번쩍번쩍 빛나네
電音三太子也來拼舞
전음삼태자도 춤을 따르네
(..)
神明總會保佑咱們就要更打拼
신명께서 언제나 축복하시길, 더욱 정진해라
노래부터 전통적인 북관음악을 쓴 축제 음악에, 위에 언급했던 진두 용어들을 다 쓰고 있습니다. 괜히 위에다가 적어놓은 게 아닌!
신들이 보고 있으니 악행을 저지르지 말 축복받을 수 있다는 주제로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원래 메탈 곡에다 전통음악에 쓰이는 궁상각치우 5음계 방식을 넣다가 이때부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전통악기도 같이 추가했다고.
정규 1집 (2015)

《GIGO》(2015)
장르 : 메탈코어
정규집에 와서는 거 컨셉 난해... 아니 독특해졌는데요. SF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행의 이치에 맞춰 5개의 우주가 있고.. 거기에 하나 더한 우주가 있다는 컨셉.....거기에 궁묘 문화 요소가 더 커진...뭐지.. 하지만 한정판 앨범 디자인은 예쁘군요

이때부터 돼지머리 가면도 컨셉 따라 바뀌었는데요.
1집의 가면은 우주의 오행을 상징하는 문양과 GIGO 대신大神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hqrRyOaXzM
〈혈육궁 血肉宮〉
信血肉 得永生
혈육을 믿으면 영생을 얻으리라
苦勸行善 解救你們
선행을 행하고 너희를 구제하노라
以誠待人和為貴
타인을 진실히 대하고 화합을 귀히 여겨라
血肉果汁機
혈육과즙기
(..)
孝順是一種美德 感動地和天
효도는 일종의 미덕이니 천지를 감동시킨다
孝順是一種報答
효도는 일종의 보답이다
이 역시 궁묘문화를 표현한 곡이나, 가사보니까? 네??? 지금 무슨 사이비 같은 소릴?
하지만 민간신앙에 맞춰 컨셉이겠거니. 그러니 신도이자 관객들은 궁으로 와서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데요. 라이브 관객 중요하지.
결과적으로는 선량함, 사랑, 효도와 도덕성을 강조하고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한다는 가사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lOr85t87lM
이후 앨범에 수록된 곡인〈천붕 대사건 天崩大事件>은 부정적인 악귀들로 인해 6번째 평행우주가 생겼다는.. 그런 세계관인데요.
〈 상산 上山 〉 프리퀄이었다고. 이건 또 귀신..? 외계인..? 여튼 뭔가 들린 친구를 제령하다 사망해서 장례로 떠나보내는 곡이라고. 진짜 1집이라 그런지 상업성 모르겠고 혼란하지만 이 역시 궁묘문화가 진하게 들어갔군요. 전좋음.
마지막은 추모식으로 끝나네요. '꽃과 과일을 올리고, 유가족들에게 전화를 걸고, 두꺼운 외투를 입어 밤샘 장례를 대비해라' 라며 Sisomi를 언급하는. 이게 대만 전통 장례식에서의 유랑 악단들 이었구나 아하!
정규 2집 (2018)

《심해동화 深海童話 Fairy Tales of Ocean Deep》(2018)
장르 : 메탈코어
2집의 앨범은 첫 곡에서 전통적인 5음계를 연주하면서 1집의 궁묘 문화를 계승합니다. 2집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임박한 종말론, 음모론에 관한 디스토피아를 다룹니다. 개인적으로는 〈태양을 켜다 打開太陽〉, 〈태양을 끄다 打開太陽〉를 좋아함.
我知道他們有一支遙控器
그들에게 리모컨이 있다는 걸 난 알고 있어
可以就坐在沙發對應著太陽
그냥 소파에 앉아 태양을 향해 조준하고
看你要幾度隨你切喔
온도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지
Remote control
打開太陽
태양을 열어
他們都在操控太陽了
그들은 이미 태양까지 조종하고 있어
要操控你有這麼困難嗎
너 하나 조종하는 게 어려운 일이겠어?
〈태양을 켜다 打開太陽〉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태양열 상승으로 종말이 다가오고 있으나 사람들은 여전히 항락주의의 삶에 젖어있습니다. 가사 속에서 미지의 누군가는 태양의 온도를 조절하는 리모컨을 갖고 있으며, 이제 그 리모컨은 인류를 향합니다. 그러나 인류는 그걸 알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대해 외치는 디스토피아라서 영화 돈룩업 같은 느낌.
https://www.youtube.com/watch?v=KVH5qXPk1ng
결국 종말을 앞둔〈태양을 끄다 關閉太陽〉다음 곡인〈해저성 海底城〉에서는 결국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종말이 찾아온 뒤 선한 사람들만 남아 바다 아래의 해저성으로 도망칩니다. 그런데 라이브에선 〈태양을 끄다 打開太陽〉만 계속 부름. 그게 제일 신나긴해.
2집 평론 중 인상깊은 문장이 있어 같이 남기기. 다음 포스트 제목으로도 써먹어야지 야호
'기타의 반주로 시작하면서 빠른 드럼 비트와 묵직한 베이스가 청각적인 배경을 가득 채우는 것으로 시작하면, 메탈의 극단적인 보컬이 더해져 공격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청각적인 대만어 문화를 피로, 메탈음악을 살로 삼아 빚어진 비인간적인 존재처럼 보인다.'

2집의 돼지가면은 GIGO 해신海神 (GIGO Deeper) 라는 명칭으로 심해블루 컬러입니다. 심해의 어두운 색조로 무력감 표현하고 궁묘문화 대신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비중을 늘렸는데요. 와중에 헤드뱅잉에 최적화된 드레드 헤어까지 스타일링함.
https://www.youtube.com/watch?v=JfoF2CL1p_8
〈태양을 끄다 關閉太陽〉와 함께 라이브 공연에서 빠지지 않는 곡은 2집〈심해양 深海洋〉입니다. 오염으로 인해 분노한 바다의 입장에서 '뿌린대로 거둔다'며 인과응보를 노래하는 곡으로, 영상 3분 쯔음에 부락에서 했던 것처럼 앉았다 동시에 뛰도록 이끄는 게 시그니처 퍼포먼스였네요. 콘서트 중 멘트는 다음과 같음
'높이 뛸수록 살 확률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여긴 잔혹한 타이중이니까
겁쟁이는 살아남을 수 없고, 깡패들이 당신을 삼켜버릴 것이니.
모두 심해의 해류처럼, 해수면의 해일처럼,
피와 살을 격렬하게 부딪히며 '무대를 죽여 뒤집어라 殺翻現場' 외쳐며 힘껏 뛰어라.'

거 현장 분위기 잘 살리네!
그래서 공식 슬로건에 殺翻現場가 적힌 거였군요.


이후 나온 앨범은 2집 앨범에 수록된 편곡 + 신곡입니다. 퇴마액션 게임 '타귀 打鬼' 의 OST를 다른 뮤지션들과 같이 작업하게 되어
《血肉講鬼:老宅豪門》와 《白色的廟 - 打鬼2遊戲原聲帶》를 냈는데요. 이 때 게임OST 창작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고. 또한 귀신, 민속 이야기를 통해 헤비메탈 락 스타일에 궁묘문화를 융합하면서 현대음악 속 전통문화를 담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2집 정규앨범보다 민속 느낌이 더 강한 이 편곡 앨범이 더 취향.
정규 3집 (2021)

《GOLDEN 太子 BRO》(2021)
장르 : 뉴메탈, 메탈코어
3집은 좀 더 대중화된 음악으로 밴드가 지금까지 꿈을 추구하는 과정과 타이중에 대한 사랑, 약 20년에 가까운 음악적 여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젊으면서도 거침없는 도시의 복잡성 탐구를 자(太子)의 이미지로 변형했습니다.
기존의 SF테마에서 대중친화적인 주제로 전환하면서, 헤비메탈에서 뉴메탈로 음악스타일도 바꾸며 현지문화 요소를 녹여냈습니다. 문화적 뿌리의 자부심, 포지셔닝과 리브랜딩 전략이 성공하면서 젊은 층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새 앨범과 함께 새로운 가면도 찾아왔는데요
이번엔 이름은 GIGO Psycho 유병선생(有病先生)
뭐여 유병장수해라 저주하나..?
안그래도 누가 왜 그딴 이름? 물었나봐요
- 노자가 왜 소를 타고 성문에 나섰을까. 노자의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유병선생도 같은 이유다.
- 두 글자로 요약하면 '개쩜'.
앨범의 태자형(太子 BRO) 이미지에 맞춰 런닝에 도복, 양아치 사슬목걸이를 건 스타일인데요. 원래 밴드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은 남에게 추측당하지 않는 거고. 하나의 주제에 갇힌다면 가치가 없으니, 창작에서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추구하겠다고.

3집 〈태자형 太子哥 〉 MV에선 새로운 테마에 맞춰 태자 BRO (太子哥)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도입했는데요.
열혈희생캐지만.. 정상에 오르자 회의적인 시선과 의심에 부딪혀 절망에 빠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를 가진......
이상하네 저거 식물성 멜라토닌 먹고 꿨던 악몽 혹은 바밍타이거 MV에서 본 거 같은 느낌

이해 불가능할 땐 만능 짤 써먹기
飛凌機飛上天媽祖會保庇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면 마조께서 보살피사
I love my 故鄉 我都稱讚它是nice city
I love my 고향 이곳을 늘 nice city 라고 칭찬하지
I love my 璀璨台中 it's classic
I love my 찬란한 타이중 it's classic
(..)
感謝勞力 都是Golden 太子 BROS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Golden 太子 BROS
感謝勞力 (Kám-siā lô-le̍k) 이게 민남어 감사 인사였군요 아하. 같은 곡에서 찬란함璀璨과 잔혹함 粗殘은 언어유희였네요. 타이중에는 粗殘라고 적힌 간판이 많다고.
고향최고! 인 줄 알았는데
마계도시 인천 밈처럼 진짜 갱단과 폭력사건이 넘치는 오세요 멋진도시 타이중이었음.
https://www.youtube.com/watch?v=IRYtQwVDqMY
2022년 TAICCA와 유튜브 뮤직이 함께 콜라보를 했네요. 현지 밴드들이 유튜브에 더 많이 노출되도록 원테이크 챌린지를 했다는데요. 묘우에서 메탈음악을 하다보니 종교적인 공간에서 어울리는 타이커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합니다.

혈육과즙기가 대중에게 크게 알려진 건 2022년 금곡장(GMA)이 계기였다고. 2021 인디음악 수상식인 금음장(GIMA)에서도 최우수 밴드 / 라이브 / 앨범상 3관왕을 달성한 뒤 그 다음해 GMA에서 최우수밴드상을 수상했거든요. 금음장(GIMA)이 금곡장(GMA)의 전초전 같은 느낌이라 이미 전해에 상을 3개나 받아서, 뭐 큰 상 받겠거니 예기되었다고.

〈호야 虎爺〉
劈哩叭啦抬轎嘿咻嘿咻
파바박(폭죽소리) 가마 메고 영차영차
虎爺出巡 嘿咻嘿咻
호야출순 영차영차
虎爺吃炮
호야께서 폭죽을 드신다!
虎爺將軍來到
호야장군께서 임하시니
信徒歡喜心靈平靜
신도들은 기뻐하고 마음과 영혼은 평안해지고
不好的氣氛情緒都被他掃離
부정적인 기운과 감정 모두 장군께서 쓸어버리시네
궁묘문화와 락의 결합으로 호야 관한건 위에서 얘기해서 자세한 건 패쓰.
가사를 통해 폭죽소리, 가마 메는 소리의 리듬감. 묘회 현장에서 있는 것같이 활기찬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근데 '호야흘포 虎爺吃炮'? 이건 고유명사 같은데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진짜 있는 풍습이었네?? 호랑이 가마 아래에 폭죽을 한꺼번에 쌓아 올려서 터뜨리는데요. 많이 터질수록 복도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터지는 소리도 겁나 크다고. 그래서 노래 중간에 외치는 고함이 그런 의미였군요. 아이고 호랑이 타죽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RFarVFPkpoQ
〈중항방정식中港方程式〉
이 역시 라이브에 많이 부르는 곡. 제목만 보고 중국과 홍콩 관련된 곡인가..? 거 기세가 엄청난 걸..? 했는데 타이중에 관한 곡입니다 머쓱. 과거 대만대도(台灣大道) 명칭이 중항로(中港路) 였는데, 타이중에서 직장다닐 때 러시아워가 엄청나서. 다들 F1 레이싱 하는 것 같이 폭주하던 풍경을 가사로 쓴 거라고.
이런 스타일의 앨범을 하게 된 건 인터뷰에서도 밝혔네요. '자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전세계에 'yo 우리 대만에서 옴' 말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궁묘 문화는 그 일부다. 사실 현지문화를 통해 자국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시끄럽게 소리만 지르는 메탈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사람들간의 정, 인간미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그 외 EP & 싱글
2021년 정규 3집 이후로도 혈육과즙기는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와 협업 하며 여러 콜라보 음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새 앨범 나온다는데 언제 나올까 기대 중.

《Modern Siren》(2021)
R&B 가수로 유명한 줄리아 우(吳卓源)와 함께 작업함.

《태양을 열다 - 미성판 打開太陽 - 美聲版》 (2022)
킴벌리 첸과 기존 곡을 헤비메탈 미성판으로 바꿔 메가포트 페스티벌에서 선보였다네요. 이후 mv도 만들었구먼

《Blessed Mother》 (2023)는 "디아블로 IV"의 홍보곡

대만 건달영화《가타오 角頭》(2024)에 나오는 OST 〈강호의 길 江湖路〉 , 〈살수 殺手〉


2025년 나온 싱글로 〈Hackery〉, 유명 힙합 아티스트 MC. HOTDOG 피쳐링한 〈 나 나쁜 사람 아냐? 我不壞了嗎? (feat. MC HotDog)〉가 있습니다.
... 저건 또 뭔 극단적이고 가증스러운 컨셉이지...... 이건 새 앨범에 나오지 않을까 추측 중.


공연 LIVE EP로는 헤비메탈 정치인과 묘회 락에 불렀던 《태양을 닫다 關閉大陽 (Live in Roar Now! Bangkah)》(2021), 《5성급 야총회: 건궁개묘 콘서트 五星級夜總會: 建宮蓋廟演唱會 (Live) 》(2023) 23년 콘서트 라이브 앨범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關閉大陽은 저 라이브 버전을 더 좋아함.
어우 너무 길어진다
이후 라이브 퍼포먼스와 콘서트 속 문화적 요소 & 밴드의 방향성 및 해외진출 목표는 다음 포스트에서 더.
사실 밴드 인터뷰가 너무 길어서 패쓰하려고 했는데
Q.현장스태프와 가좍같은 분위기가 현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A.우린 걍 공연했을 뿐임. 이부분 굉장히 중요하니, 논문에 꼭 넣어. 교수님과 님 동기들도 이런 감동 느껴야함
뭐래는거야 진짜!
당신 예전에 인터뷰에서 고수헤이터라서 염라대왕이 말아주는 고수주스가 있는 18층 고수지옥 말 웃기게 했던 사람이지
너무 흥미진진하다 더 읽어봐야만.
이전 글은 여기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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