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터와일즈(outer wilds) 속 과학(1) : 인디게임 개발 제작 과정과 스토리 모티브 요약

2024. 1. 23. 00:15PL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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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터와일즈 스포일러, 결말까지 언급 있습니다)
 
 
 
최근 SF인디게임 아우터와일즈 엔딩을 보았다. 스토리가 좋다고 해서 과거 스팀할인 때 샀는데 3d멀미 있는 멀미쟁이란 걸 또 까먹어서 봉인해둠. 게다가 노트북으론 안 돌아가서... 스위치에 이식되기를 기다리다 코로나가 터지고. 제작자인 '모비우스 디지털'도 인디게임 특성 상 제작인원이 적어서 코로나로 이식 연기되었다고 뜨고.. 게임은 2019년에 나왔는데 스위치로는 2023년 12월 되어서야 겨우 발매 되었길래 플레이 다 하고 적어보는 글.
 
 

아우터와일즈 메이킹 다큐멘터리

 
 
스위치 이식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봤던 아우터 와일즈 공식 제작 다큐멘터리.  최고의 게임 추천리스트에 늘 언급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발매 4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인터넷 포럼에서 활발히 논의가 일어날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아우터 와일즈의 첫 시작은 사실 한 대학원생의 석사논문이었다. 2013년, 제작진인 Alex Beachum가 들었던 '미디어아트 & 게임' 수업에서 만든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점차 내용을 추가하여 2015년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수상 후 펀딩받고, 2019년에 정식발매된 것. 
 
2013년의 논문은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공식홈페이지(링크)에서도 읽을 수 있다. 사진은 모래시계 쌍둥이의 초창기 프로토타입. 
 
 

 
게임에 나오는 미니 우주비행선 조종, 초신성이 다가오는 종말 앞에서 마시맬로우 굽기 등 아우터 와일즈에 등장하는 요소들은 제작진이 어렸을 때 했던 스카우트 활동 기억을 기반으로 만든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거기에서 Alex Beachum의 남매 Kelsy Beachum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합쳐져서 비선형적인 네러티브 디자인을 맡고 전문 프로듀서, 작곡가가 합류하여 현재의 아우터 와일즈가 되었고.
 

 
다큐멘터리에서 언급된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가 '게임은 주인공 위주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여기게끔 만들었다는 것. 오픈월드 속에서 우주는 알아서 돌아가며, 플레이어는 그 안에 존재하여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난다. 그래서 제일 머리 터질 것 같았던 게 플레이어 - 우주선 - 정찰기가 모두 다른 행성에 있을 때 위치 계산이었다고. 게다가 각 행성마다 중력도 다르니 그거 다 신경써서 스위치에 최적화 시키려면 시간 장난 아니게 걸리니 4년 뒤에야 나온 것일 듯.
 
 

 
아우터 와일즈에서의 우주를 탐험하는 시간 대부분은 텍스트 대신 다양한 음악과 효과음으로 구성된다. 각 행성에는 악기 하나씩 연주하는 동료들이 있으며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이후 합주로 연결된다.
기억하기 쉽고 간단한 2마디의 곡조이지만 묘한 쓸쓸함과 공허함이 있다. 이 메인 테마가 엔딩 후에도 여운을 남기는 건 작곡가가 말한 제작의도 - 삶의 기쁨, 여행, 모든 존재의 끝이 다가오며 처음엔 행복해보이나 점점 멜랑콜리를 느끼게 하는, 캠프파이어 앞에서 느끼는 노스텔지어 - 때문이 아닐까.
 
 
 

아우터 와일즈의 모티브

 

 
제작진 공인 아우터 와일즈의 모티브는 '젤다의 전설 - 바람의 지휘봉' 이라고 한다.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와 여행 중 장소를 찍은 사진을 힌트로 다양한 섬을 탐험하고, 거기에서 숨겨진 요소와 보물을 찾는 모험 이야기이나,
 

 
사실 다른 시리즈인 '젤다의 전설 - 무쥬라의 가면'이 더 생각남. 시간 제한 안에 세계를 구하지 않으면 달이 떨어져서 멸망한다는 거나.. 다시 봐도 무섭네....
멸망 후 리셋되면 모든 게 초기화 된다는 거나. 이쪽이 좀 더 코즈믹 호러에 어울리고. 그래서 도전 과제 중 하나도 무쥬라의 가면 대사를 패러디 했다는 듯. 
 

 
이스터 에그로 젤다에 나오는 코르그 가면도 볼 수 있음. 귀여워
 
 
 

당연히 날조짤

 
거인의 심연에 있는 가브로와 대화하다 보면, 언젠가 사람들을 놀래키는 석상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이건 '닥터 후'에 나오는 외계인 우는 천사를 암시한 듯.
게임에 나오는 양자 조각들처럼, 사람들이 볼 땐 천사 석상처럼 있다가 보지 않을 때 돌진하여 사냥감을 사냥하는 외계인이라서. 사실 이 친구도 양자역학을 이론으로 만들어진 sf외계인.


 

 
 
행성 중 하나인 검은 가시덤불 역시 닥터후에 나오는 우주선 '타디스'가 모티브. '안이 훨씬 더 넓네 It's bigger on the inside!'가 드라마의 유명한 대사 중 하나라서. sf덕후들 설레게 하는 요소들 다 있네.
 
 
 

아우터와일즈의 스토리 정리

 

Kelsey Beachum의 논문 중 일부

 
아우터 와일즈의 내러티브 디자이너인 Kelsey Beachum이 쓴 아우터 와일즈 내러티브 디자인 학위논문은 여기서 볼 수 있다(링크). 흥미로운 주제!
 

아우터 와일즈는 요약하면 시간에 얽힌 이야기다.
- 멸종한 노마이인들의 이야기(과거)
- 화로인들의 이야기(현재)
- 멸망하는 우주의 이야기(과거,현재,미래).

주인공은 28만년 전 멸종했던 노마이들의 여정을 따라가고, 그들이 완료하지 못했던 끝을 마침내 보게 된다. 
 

 
아우터 와일즈의 우주에는 우주보다 더 먼저 만들어진 우주의 눈이 있다. 빛이 있으라! 그 이전에 (빛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으라! 가 있던  것.

앎에 대한 의지로 가득찬 노마이 종족 일부는 태양계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우주의 눈을 찾아 함선을 타고 태양계로 왔으나, 문제가 생겨서 3개의 탈출포트를 타고 정착한다. (그게 사진속 hourglass twins, brittle hollow, dark bramble)
 
 

 
 
노마이 종족 일부는 태양계에 정착하여 우주의 눈을 발견하기 위해 여러 기술을 만들었다. 그 중 하나가 탐사선을 무작위 방향으로 발사하여 우주의 눈을 추적하는 방식이었고. 탐사선을 발사한 뒤 되돌리고, 또 발사하고 이러한 반복과정을 무한에 가깝도록 진행하기 위해서는 타임루프 기술이 필요했다. 그런데 시간 되돌리는 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여 노마이들은 태양을 임의로 폭발시켜 그 에너지로 시간을 돌리고자 했으나 모종의 이유로 태양 폭발에 실패했다. 그 와중에 외부에서 태양계로 들어온 혜성의 위험물질이 퍼져 노마이 종족은 손 쓸 틈도 없이 멸종하고 말았다. 

28만년 후, 우주의 소멸 시기가 다가오고 태양이 자연적으로 폭발해서야 노마이들의 탐사선 발사와 타임루프 시스템이 작동한다. 노마이는 멸종했으나 그들이 남긴 타임루프 시스템에 우연히 휩쓸린 주인공은 무수한 멸망의 반복 속에서 이전의 기억을 가지고 노마이들의 기록을 추적하며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여기까지가 아우터와일즈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이후는 아우터 와일즈에 나온 양자역학 설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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