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교:디텐션 해석(3) - 영화편 : 존 쉬 감독, 촬영 배경, 아시아 박스오피스 정리글 (스포주의)

2020. 8. 7. 13:30Formosa/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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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교:디텐션 영화 감독 - 존 쉬 

 

 

 

 

반교의 감독인 존 쉬(徐漢強)는 대만의 신예 감독이다. 장편작으로는 반교:디텐션으로 공포영화가 처음이지만 원래 겜덕후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 전까지 와우 팬무비로 수상도 하고, 게임과 관련된 단편영화를 냈었으며 한국에서는 2017년에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단편 하나가 소개된 적이 있다. 제목은 '당신 사원은 망했습니다(Your Spiritual Temple Sucks, 全能元神宮改造王) - 부부생활의 위기에 처한 남편의 심리와 정신세계를 게임세계로 그려낸 VR단편영상' 으로

 

 

 

 

 

뭔데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youtu.be/PvvBgkQQcZ8

저 미친 단편영화를 내고 다음 작으로 반교를 찍었다니 해피피트 이후 매드맥스 찍었다는 감독 이후 대충격. 

 

 

 

 

대만판 제목은 '전능 원신궁 개조왕'. 원신궁은 대만의 민속신앙에서 심상세계와 같은 개념으로, 반교 게임 제작사인 레드캔들사의 후속작인 '환원:디보션'에서도 나온다. 눈을 붉은 천으로 두르면 내면의 세계를 볼 수 있다고 하여 대만에선 '전통VR'이라는 밈이 붙었는데 이를 진짜 VR영화로 찍은 것.

저 원형 부적을 통해 부부의 현실세계-피카츄의 심상세계를 관객이 연달아 보는 형식.  지금보니 저 샤이닝 쌍둥이 패러디 원 안에 있네.

 

 

https://youtu.be/X9wn_DqkYAE

 

이 영화는 유니티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유니티에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vr영상은 30초부터. 대만 최초 VR영화이고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서 수상작이라고 한다. 2017년에 한국에서 VR영화로 동두천이 베니스 영화제 수상한 것도 그렇고 그 때부터 vr영화가 뜨기 시작했나보다.

 

 

 

 

최근 감독의 근황을 보니 반교:디텐션 이후 차기작으로 또다시 VR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었다. Great Hoax: The Moon Landing(星際大騙局 之 登月計劃)로 달착륙 5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는데 영화 스틸컷에 타이완 넘버원이 나온 거 보니 이번에도 제정신인 영화는 아니구먼.  관람객은 달착륙 사기극에 동참하여 대만 첫 우주비행사를 연기하는 내용으로, 이번 베니스 국제영화제 vr부문 후보작으로 올라갔다.

 

 

 

 

 

https://youtu.be/Mb6q2nWxlio

 

여튼 다시 반교로 돌아와서, 존 쉬 감독은 게임을 플레이 안한 일반 관객들을 위해 게임의 민속,도교적인 요소를 줄이고 판타지 호러 어드벤처로 바꿨다. 그 결과 젊은 층에게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트레일러에 나오는 영화 장면들을 보면, 원작 횡스크롤 화면을 재현한 장면들이 있다.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게임 팬뮤비도 만들고 저런 덕후영화도 찍은 찐겜덕후였으나 원작이 있는 게임을 영화화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고 한다. 각색하면서 원작 스토리와 주제를 고려하고, 시대적 배경 및 특수효과(귀신장면 말하는 듯) 등등도 어려웠으나 가장 어려운 건 게임의 문법을 영상 문법으로 어떻게 풀어내냐는 것이었다고.

 

예로 게임에서는 A를 하면 B를 한다, 상호작용의 규칙이 게임에서는 당연하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성립할 수 없다. 게임에서는 제삿밥을 들고 망량에게 건넨다 →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이런 건 게임의 배경지식없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겐 이상하게 여길 상황이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 한 사람들에겐 기대하는 요소 중 하나고. 그래서 팡레이신의 내적 두려움을 보여주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고민했다는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영화는 각색단계에서 정치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수정요청을 받았으나, 게임 제작진이 구상했던 것처럼 사람이 가장 두려움을 느끼던 과거 계엄령이 내려졌던 시대 배경이고, 현대의 사람들은 그 시대를 잊거나 기억하는 걸 두려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에 60년대의 정치사를 제거하면 영화의 전개는 불가능하다. 감독 본인도 전형적인 공포영화는 아니라고 하고. 

 

감독이 말한 시대 상에 대해 더 얘기해보자면, 자유롭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사치였던 시대에서 '그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악담은 쉽게 진담으로 받아들여졌던 시대였다. 현 시대라면 그냥 욕하면 끝나지만 그 당시는 정말로 실행가능한 방식이 존재했고 죄 하나 붙여주면 끝이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건 관객들이 그런 시대, 국가 체재, 생존자와 사망자, 밀고자를 보면서 생각해주길 바란 것이라고. 비극이 일어난 후 누구를 탓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한다. 

 

 

 영화 개봉 후 젊은 세대에게 흥했다는데, 그 이유가 역사를 '젊은이들의 언어'로 설명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당시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그 당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해시키려고 만든 영화기도 하고. 백색테러를 다룬 영화는 많지만 오래 되어 젊은 관객들에게 무겁게 다가오니 한국의 1987과 택시운전사(대만에서 흥행했다) 같은 영화처럼 친숙하고 다가가기 쉬운 소재를 원했다고 한다.

 

 

반교의 배경이 된 학교와 그 외 영화의 배경

 

 

게임 트레일러

 

 

 

게임배경의 모티브가 된 폐교

 

 

먼저 게임에서 배경 모티브가 학교는 동세공업고등학교(舊東勢高工廢墟). 트레일러 영상에서 보면 강당구조라던가 폐허가 된 모습이 많이 비슷하다. 지난 포스트에 적었듯이 학교 내부에 무덤과 토지공묘도 있다고. 혀재는 폐교된 지 오래된 학교로, 옛날 학교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심령스팟으로도 유명한 장소다.

 

 

 

 

1. 촬영장소 - 학교섭외 및 재건

 

 

사진출처 : 影 一 製作所

 


게임에서 나오는 학교는 ㅁ자 모양의 닫힌 공간이다. 그러나 영화에 사용된 건물은 n자 모양의 폐교로

촬영을 위해 1. 일반 학교 2. 귀신들린 학교 3. 폐허가 된 학교 총 3가지의 공간이 필요했다.

 

 

 

 

당시 60년대 고등학교는 대부분 일제강점기 시대에 지어진 붉은 벽돌건물이었다. 게임에서는 팡레이신이 별관의 건물에 대해 일본 군인들이 쓰던 곳이었다고 짧게 언급하고.

그 당시의 고등학교 건물을 찾기 위해 123개의 학교를 리스트업했으나 정작 시대배경에 맞는 학교는 대부분 조그맣고 직선형밖에 없었다. 사실 실제 학교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학생들이 사용하는 공간이고 촬영에 시간 제한이 있기에 촬영팀은 폐교를 찾아보기로 한다.

 

 

 

그래서 나온 게 최남단에 있는 핑둥의 한 폐교. 사실 여긴 70년대 지어진 학교고 약 17년동안 버려진 상태였다. 그리고 n자형 건물로 게임의 건물구조와 조금 다르긴 양식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이 게임화면을 봤을 것이기 때문에 원작 그대로 당시의 긴 복도식의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 곳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컨셉아트가 제일 위에 있던 이미지.

 

 

 

학교는 촬영을 위해 2구역으로 나뉘었는데, 한곳은 촬영을 위해 청소하고, 한 곳은 그대로 유지했다. 아마 영화에 나올 마지막 장면이 실제 폐교된 학교 그대로의 모습일 듯.

그러니까 1구역 - 당시의 학교처럼 재건한 뒤 촬영 끝나면 유령구역으로 사용
2구역 - 스태프들 휴식 장소 및 폐교구역 이렇게 사용했으며
나중에 다 촬영하고 벽은 다 흰색으로 칠했다고.

 

 

 

2. 학교 외부의 장소들

 

 

 

 

포스터에 나온 지하실과 공습대피소는 당시 건물이 남아있지 않아서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다. 저 앞의 뚜껑 치우면 바로 외부가 나온다.

 

 

 

 

광장, 거리의 모습은 주로 가오슝에서 촬영했다. 거리의 배경은 황푸 어쩌고.. 지금까지 보존된 군사마을이라고 한다. 그리고 장선생과의 데이트 장소가 장소섭외건 때문에 영화관에서 외부로 바뀐 거 같다.

제작진 왈 데이트 장소를 물색하는데 어려웠다고. 하기야 60~70년대 영화관 건물이 지금까지 남아있긴 힘드니까. 아 설마 영화에서 둘이 썸타는 걸 자세히 보여주려나.
 

자료조사 겸 그 당시 학생이던 어르신들에게 젊었을 때 데이트 장소 어디로 갔나요 물었는데 아 우리 땐 놀곳도 없어서 산이나 강이나 들판에서 데이트했어~~~ 와일드하게 노셨다고 말하길래 그래도 교사랑 학생이 그런데는 좀 해서 시대상에 맞게 장소를 각색했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신사로...네....?????
 

 

 

좀 많이 당황스러운데 이 곳 역시 가오슝에 위치한 타오위안 충렬사라고 한다. 독립 이후 지붕 위에 국민당 휘장넣고 지붕양식은 민남식으로 바꾸고 러일전쟁 기념비를 꺼져 우리 광복함 광복기념비라 바꾸는 등 충렬사로 바꿨다고. 한국에선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던 건물들을 대부분 부쉈지만 대만은 식민지배를 당했던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 보존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만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던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이유기도 하고.

 

 

 

 

 

3. 돈먹는 하마 강당 촬영기

 

 

 

영화찰영 중 제일 큰 고민이었던 장소는 강당이었다고 한다. 자금조달이랑 실제 촬영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고. 영화에 나오는 강당도 스튜디오다. 영화 촬영 확정한 뒤 처음부터 제작한 세트이자 촬영 마지막 장소였다고 한다.

 

 

실제 촬영되었던 학교 건물은 직업학교라서 딴 학교처럼 강당이 그렇게 넓진 않았다. 촬영,기술팀에게 스튜디오 제작은 편한 결정이었으나 제작팀에선 예산에 골머리 썩혔다. 하지만 시대배경이 반영된 강당은 대부분 국가기념물, 역사적인 건물인데 그곳에 피랑 교수형당한 인형을 쓸 순 없으니 강당은 세트로 제작하기로.

 

 

아시아 박스오피스

 

 

 

 티저포스터 아래에 '대만 박스오피스 1위'라고 적혔있는데 반교 영화가 대만에서 유래없는 흥행을 한 것은 맞다. 불황 중인 대만 영화시장에서도 공포영화, 그것도 최초 게임원작 영화이자 처음으로 장편을 찍는 감독의 영화가 이만큼 흥한 건 보기 드문 일이었고. 배급사가 워너였기에 대만에선 헐리우드 영화 배급 규모를 갖춰 전역에서 상영되었다. 

 

 

 

박스오피스 결과를 보면 2위 영화의 이윤보다 거진 4.5배나 냈다. 그런데 이건 '국내' 박스오피스 결과다.  왜냐하면 전체 박스오피스에선 국내 박스오피스 1~10위 수익 다 더해도 어벤져스보다 작다. 거기 영화시장 불황 맞구나......

감독 인터뷰 읽으려다 여기서 정리한 아시아 박스오피스 상황이 흥미로워서 더 찾아보게 되었다.

 

 

 

 

미친 시네필의 나라 한국에선 2019년 박스오피스 기준 10순위 중 4개가 한국영화다. 극한직업을 어벤저스보다 더 많이본 셈. 신기했던 건 기생충이 천만 안 넘고 알라딘이 넘었다는 점. 다들 기생충 보고 알라딘 재관람하며 힐링했구나.

 

 

 

 

그 외 다른 아시아권에선 전체 박스오피스 기록 1위가 어벤저스고 자국영화는 2~3개뿐이었다.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유일하게 예외인 나라가 중국, 인구빨로 밀어버리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프로파간다 영화라서 그렇다.

 

중국엔 주선율(主旋律)영화라고 공산당 이데올로기 선전하고 고양시키는 목적으로 올리는 영화가 있다. 저 위의 '나와 나의 조국', '캡틴 파일럿', '열화영웅' 등 4,5,8위 모두 공산당 선전 영화. 심지어 명절에 개봉하니 박스 오피스 안 올라갈 리가 있나. 그런데 저 언급된 세 영화랑 10위권엔 안든 영화 4개 중 하나 빼고 홍콩감독이 만들었다. 

 

아 그리고 2위인 '유량지구' 역시 국뽕 선전영화다. SF가 흥행이라니 놀랍지만 '영화에서 중국인이 지구를 구한다' 내용이기 때문. 공산주의가 만들어낸 기묘한 배금주의 대단하다 진짜

 

 

 

 

일본도 영화 시장에서 배우가 연기하기 힘들다는 얘기 듣고 궁금해서 보니, 10위 중 3개가 애니메이션. 그리고 9위에 든 킹덤은 만화 실사화 영화다.

 

 

각트 나왔다던 '날아라 사이타마' 흥했다고 들었는데 국내 박스 오피스 중 8위에 들었다.

일본의 국내 박스오피스 중 애니메이션이 아닌 건 절반도 안된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킹덤'과 '날아라 사이타마'는 만화 실사화, '기억에 없습니다!'는 유일하게 원작이 없는 영화다. 그런데 시놉시스가 '사상 최악의 총리대신이 기억을 잃고 평범한 아저씨가 된다' 총리모에물이다. 총리가 그꼴인데 그러고 싶을까.

 

 

그 외에도 반교는 대만 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흥행했다. 작년 시위기간 동안 소규모로 상영되었으나 꽤 많은 수익을 얻었다고. 사실 홍콩에서 개봉 2주 전, 대만 아카데미인 금마장에서 수상을 많이 했으나 영화의 정치적 민감성 땜에 극장들이 상영거절했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한다.

반교가 홍콩에서도 흥행한 이유 중 하나는 홍콩에서 공포 영화 부활은 어렵다고 보는 편이라서. 이는 중국 공동 제작영화가 많아지고 거기에 중국 자본의 입김이 들어가니 유령이 나오는 공포, 삼합회 영화는 많이 못 올린다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정식 개봉 후 더 적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출처
https://www.taipeitimes.com/News/taiwan/archives/2019/10/21/2003724358

www.cna.com.tw/culture/article/20191103w002

https://www.bifan.kr/big/big3.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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