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교:디텐션 해석(1) - 소품의 문화적 상징, 분석 정리글 (스포주의)

2020. 8. 5. 00:25Formosa/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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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교: 디텐션 영화정식상영을 기다리면서 쫌쫌따리 적었던 글을 백업 하고자 한다. 다시 플레이하면서 스토리 떡밥과 대만의 문화, 종교에서 비롯된 다양한 상징이 하나 둘 씩 다시 보였다. 몰라도 게임 플레이에 지장은 없으나 알면 이게 이런 의미였구나,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들이 예상 못한 곳에서 등장한다. 아마 비슷한 내용들이 영화에도 나올 것 같은데, 이번 포스트에는 반교:디텐션 게임에 나오는 소품들의 역사적, 문화적인 의미와 작품의 설정에 대한 해석, 비하인드 스토리를 적어보려고 한다.

 

게임의 배경인 1960년대, 장제스가 집권하던 국민당 시기에 이뤄졌던 계엄령과 백색테러의 역사에 관해선 이 포스트에선 길게 쓸 생각이 없기에 아래의 유튜브 영상을 첨부한다. (한글자막 포함)

https://www.youtube.com/watch?v=mYSSQJEoGRU&t=444s

 

 

*게임 결말을 포함한 스포주의

*자료 출처 

maxfj711.pixnet.net/blog/post/86554954

http://www.rendiyu.com/view-281565-1.html

https://www.academia.edu/39814806/




라디오에 나오는 음악

 

 

게임 내 단서로 나오는 학교의 오디오에는 테이프를 틀면 4가지 음악이 나오는데 당시 시대 배경과 관련되었다.

 

1채널 - 대만 국가 백마스킹
2채널 - 국민체조 운동 노래. 한국과 일본 등에서 영향을 받아 대만에도 있었다고 한다.
3채널 - 대만방송에서 나오던 '중원표준시'를 알리는 방송이다.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에서 가져온 뒤 2007년 이후 '현재시간'으로 명칭을 바뀌었다.

4채널 -  마지막 노래는 '우야화(雨夜花)'라는 곡으로 계엄령 시기 금지곡이다.

 

이후 팡레이신의 라디오에 나오던 음악은 게임스토리와 관련된 가사다. 제작진 왈 모두 주인공 팡레이신의 가정 상황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1. 망춘풍 (望春風, 봄바람을 바라다) - 망가진 가정
2. 사계홍 (四季紅) - 팡레이신 앱의 외도. 
3. 월야추 ((月夜愁 - 달밤의 그리움) - 슬픈 심정을 담은 우울한 멜로디로 팡레이신의 심정과 연관되어 있다.

이 네곡의 작곡가는 일제강점기 시대 유명작곡가이자 대만민요의 아버지라 불린 떵위셴(鄧雨賢)이 1930년대 대만에서 사용하는 민남어로 작곡했던 인기곡이었다. 일제강점기 시기에 일본의 황국신민화 정책으로 일본 군가로 사용된 뒤, 독립 이후 국민당은 일본군가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다.

 

 

게임의 배경 - 취화고등학교


게임에 나오는 취화(翠華, 푸를 취에 빛날 화를 씀.영문판에선 greenwood) 고등학교는 대만에 있는 지룽(基隆, 터 기에 높을 륭 한자를 씀)고등학교가 모티브인 것으로 추정된다. 백색테러기간에 학생운동 시초가 된 고등학교로, 언덕 위에 있다던가 일부러 한자 뜻도 비슷하게 지은 듯. 

 

게임에서 학교의 권력자들은 모두 군인인 것 같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는 국민당에서 중화소비에트공화국의 군부체제를 도입한 것이다. 그래서 당시 슬로건은 '당과 함께 학교를 짓고 학교를 이끌다' 였다.

관리인 창고에서 발견한 샤워헤드와 젖은 바닥을 보면 학교에서 군사목적으로 학생들을 고문을 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위에 나오는 배경의 슬로건은 학생들은 모임을 가지면 안된다는 뜻으로 당시의 군부체제와 연관된 것. 그 외에도 학교 벽 곳곳에는 반공슬로건들이 걸려있다.

 

 

퍼즐에 나오는 숫자 

 

교장실에 있는 전화기로 걸어야 하는 전화번호는 025121, 뒤로 읽으면 121520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121은 계엄기간동안의 법률 제 2조 1항을 상징한다. 누군가 이 법률을 위반한 경우 국가반동혐의로 처형이 가능했던 유일한 조항이었다. 

520는 대만에서 계엄령 공표된 날짜인 1949년 5월 20일이다.

 

혹은 발음면에서 보면 장명휘, I Love You를 의미한다고. 주인공의 사랑고백을 이렇게 하다니 17171771같은 걸까.

 

전화기 가운데 있는 표시는 당시 유일한 통신국 번호가 적힌 것이다. 그 당시에는 전화 통신국에 의해 전화가 교환되면서 도청,추적 등을 통해 정부에 통제되었다. 1980년대 되서야 개인사업으로 전환. 현재 사용하는 것처럼 1:1로 전화가 가능해졌다.

 

문에 걸렸던 팔괘 자물쇠. 팔괘 자물쇠에는 한 숫자가 연속으로 자동셋팅 되어있다. 그리고 공포게임에 나오는 숫자가 4말고 더 있겠어. 저 문양은 진(震)으로 4 4 4 가 적혀있다. 

 

이후 잠금장치 정답인 坎/兌/離 (감 / 태 / 리)도 의미가 있는데, 저 팔괘의 단어는 각각 성인 남성/ 어린 여성 / 성인 여성을 뜻한다. 이는 각각 게임에 나오는 두 명의 선생과 한 명의 학생을 상징한다. 그리고 저 팔괘의 조합으로 감-태는 괜찮지만 태-리는 같은  장소에 있으면 안되는 상극으로 이 역시 게임상황과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환원처럼 반교 역시 게임 발매일에 의미가 있다. 반교 발매는 2017.01.13로 계엄령 해제했던 대통령이 사망했던 날이고, 발매일인 2017년은 계엄령 해제 후 30년이 지난 년도다. 그리고 후속작인 환원의 배경은 1987년으로 계엄령이 해제된 시기.

 

 

인형극의 의미들

 

게임 중간에 나오는 인형극은 野台戲... 뭐라 부르지 에타시라고 하나? 야외공연 인형극이나 경극을 하는 무대라고 한다. 팡레이신이 무대를 보고 사원에서 이런 걸 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대 정면이 종교사원 앞을 향하지 않다면 죽은 자들을 위해 공연하는 것이라고. 

 

실제론 이런 느낌의 야외무대. 그 외에도 제작진 인터뷰에선 역사적인 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부다이시(布袋戲) , 손가락인형을 사용하는 전통인형극을 꼭 넣어야 한다고 해서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포대희'라 불리기도 하며 최근에는 현대적으로 각색되어 이런 인형극들이 수십년간 TV프로그램으로도 방송되는 중이다. 

 

 

인형극에 사용되는 인형 역시 역사적으로 사용했던 인형이다. 

계엄령시대에 전통인형극은 사람들의 집회를 막기 위해 금지되었고 극장에서만 공연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52년부터 인형극에 정치적인 입김이 들어가면서 반공반러 주제의 극을 올려야 된다고 강요받았다. 그 뒤 극단들은 정부명령을 지키기 위해 공산주의자, 러시아인, 스파이가 들어간 극을 올려야 했다. 저 인형이 그 당시 인형극의 악당인 셈. 저 우중충한 옷에 모자는 사진처럼 공산주의 군복의 상징이었다.

 

저 인형은 반교 영화에도 나온다. '옛날인형 만드니 재밌었어요ㅇㅇ 얼굴 희여멀겋게 만드는 건 좀 힘들었지만ㅇㅇ' 인형극용 인형만드는 장인 인터뷰도 있더라.

 

 

게임에 나오는 동물들

 


흰사슴 목걸이는 순수를 상징한다. 목걸이의 설명은 인게임에서 3번에 걸쳐 바뀐다. 처음 웨이가 찾았을 땐 평범한 목걸이라 적혀있으나, 이후 팡레이신의 시점에선 비참한 자와 방황하는 자를 위한 것으로, 나중엔 방선생에게 선물받았다고 바뀐다.  


팡레이신의 목걸이는 통풍기 안의 죽은 쥐와 함께 있었다.
쥐새끼같은 놈에서 밀고자란 의미도 포함되어있듯이 저 죽은 쥐 근처에 목걸이도 있는 걸로 보아 아주 초반부터 팡레이신은 고발자라는 밑밥을 깔아두고 있다.

 

팡레이신의 엄마가 바람난 앱을 고발할 때 그려진 사립탐정 전단지는 원숭이가 그려져있다.

당시 사립탐정 별명이 원숭이사냥꾼이었기 때문.

 

 

게임에 나오는 금붕어는 불교에서 행운과 자유를 상징한다. 
그러나 나중에 생선뼈만 남아서 둥둥 떠다니는 걸로 보아 행복 그런 거 없어 돌아가

 

 

 

60년대의 소품들

 

상영실에서 나오는 비밀번호 힌트로 나오던 숫자들은 60년대 사용되던 표지판, 오토바이 번호, 엽서의 이미지이다. 

 

 

아이템 중 하나인 선키스트 상표 컵은 당시 흔히 사용된 것들. 그 외에도 팡레이신의 집에는 당시 대만의 국민템 중 하나였던 다퉁 전기포트도 나온다. 

 

E차트
란돌트 C차트

보건실에 나오던 시력검사판 역시 옛날에 학교와 군대에서 사용되던 E 차트, 현대에 많이 쓰는 란돌트 C차트와는 다른 버전이다.

 

팡레이신의 집에 있는 선반위의 있는 붉은 직조천은 팔선채(八仙綵)로 결혼, 축제나 경사에 쓰이는 천이다. 집과 학교 2번에 걸쳐 나오는데 이는 행운을 받고 악을 피하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그래서 팡레이신의 집 안에는 아예 쓸 일도 없이 선반 위로 올려두고.

 

팡레이신의 집 문 위에 달린 장식은 팔괘경(八卦镜)으로 복을 부르려는 풍수도구다. 거울에 비추는 흰색이 많아야 복이 많다고 하나 파국에 이르고 있는 팡레이신의 집엔 검은색으로 가득하다.

 

 


소품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후 포스트는 반교에 얽힌 민간신앙과 종교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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