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4. 18:17ㆍFormosa/대만 밴드
마음 속 괴물을 풀어내는 민요 同根生 tóng gēn shēng (A_Root)
동근생 同根生은 최근 트위터에서 김이삭 작가님이 추천하셔서 들어봤는데 취향이길래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2016년에 결성되어 동근생(同根生)이라는 이름처럼 한 뿌리에서 나고자란 민족 악기 기반의 밴드입니다.
2022년에 냈던《邊緣轉生術 Holy Gazai》앨범에서는 대만의 괴담과 전설, 지역 민담을 다뤘는데요. 관우에게 바치는 곡을 편곡 <紅紅>이나, 임씨소저 전설을 각색한 곡 <林投姐姐> 등 다양한 전설을 유머러스한 현대버전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아 저 당시 앨범은 대만 유명 프로듀서이자 민속배경 전문 작곡가인 가지호(柯智豪)...
엥? 저 분 드라마 반교랑 차금 오슷 작곡가아녀??
엄청나다 화보 비주얼 진짜 누가봐도 민속에 진심같다
저 분 작업이랑 인터뷰 흥미롭긴 한데 일단 저장
https://ysolife.com/blaire-ko-interview/
최근 이 밴드의 인터뷰 내용도 흥미로워서 같이 적어보기.
동근생의 앨범 주제는 최근 대만 문학계의 괴물 열풍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유령, 도시전설을 어찌 정의할 것인지 자료를 찾다가 귀신은 왜 다 여자인가?
의문을 가지고 찾아보니 가부장제 사회에서 요괴는 대부분 여성, 신은 남성이었다고.
그러기에 '소외된 인물들의 환생'이라는 주제로 음악을 통해 요괴의 변신과 정의를 확장하고자 합니다.
다른 동아시아의 퓨전음악도 많이 참고했다고 하는데뇨. 예로 馬喰町バンド나,
판소리에 락을 퓨전으로 섞은 이날치 / 황해도 굿을 재해석한 악단광칠이라던가.
음악적 취향이 겹치시는군요. 내적 악수.
인터뷰보니 이날치와 악단광칠(ADG7)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데요.
전통 악기로 국악을 연주하면서 본질을 해치지 않고 트렌디한 편곡으로 호응받는 걸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위의 mv는 온스테이지 원테이크 촬영방식에서 영향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온스테이지는 끝났.. 어흐흑
마이너 취향은 이제 어디서 음악듣나.
대화나 등장인물 간의 대화에서 창극이 연상됩니다. 하카민요를 리뉴얼하여 민남어 + 하카어를 랩 방식으로 퓨전했다고.
산을 넘다가 남성의 형태에 여성 목소리를 내는 귀신을 만나 놀랐는데, 귀신은 오히려 인간인 너가 더 무섭다고 말하는 민담이라고 했던가.
크로스 드레서 차림의 귀신역 배우가 이희문씨 뮤비 패션 생각도 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ldO3cpyy55g
그러고보니 최근mv에선 궁디부터 보여주는 티팬티 입으셨던데.
늘 파격적으로 해석하시는 부분이 맘에 들어요.
위의 앨범은 이전에 소개한 裝咖人(촌사람)과도 싱글 냈길래 저장.
21세기 기술의 시대에서 왜 여전히 요괴가 있다고 생각하는 물음에 동근생은 사회 분위기와 관련이 깊다고 답변합니다.
현실세계에서 할 수 없는 걸 다른 존재를 통해 묘사하는데, 요괴의 존재는 상상력의 투사이자 해방이며,
대만의 평등의식 상승, 과거사 청산과 결합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요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앞으로도 무슨 이야기를 담아낼지 기대되는 밴드.
내한해 제발.
그 외 밴드 소개는 아래에서 계속.
https://backup899.tistory.com/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