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9. 19:52ㆍFormosa/Nine Sols
게임 하다가 동양풍SF디스토피아 경극 펑크락에 빠지게 되었다니
이 무슨 마라마카롱 마카다미아마장면같은 소리인지
근데 맛있네요.
오랜만에 가볍게 덕질얘기 겸 나인솔즈 사운드트랙 얘기해보는 포스트.
현재 나인솔즈 ost는 스포티파이, 아이튠즈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사운드트랙에 동양적 멜로디에 서양의 sf적인 요소를 혼합했다는데요.
동양풍이라 적긴 했는데 이건 걍 검색 걸리라고 쓴 야매 키워드고.. 타오펑크 복수물에 가깝습니다.
도교랑 사이버펑크 섞은 자기네 게임을 타오펑크라 부르는데
사실 여전히 잘 모르겄음 유교펑크같은 거겠거니
https://youtu.be/70QBaz9dnws
패링게임이라 효과음이 징이란 것만 알리고 나머지는 작곡가에게 키워드만 던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복희&여와 보스 전투 키워드는 '경극 디스코하우스'였다고
양심도 없어라
하지만 코러스죠? 신나죠?
분명 이런 느낌의 대만밴드 계보가 있지 않을까
비슷한 느낌의 전통악기 섞은 곡을 찾다가 그렇게 대만인디밴드에 입덕하고...
글고보니 이번에 나인솔즈가 스위치에 이식되면서 다시 플레이했었는데요
번역이 매끄러워지긴 했는데 존댓말했다 반말했다 인칭대명사가 달라졌다가 여전히 난리났다 진짜
호칭에 까탈스러운 K오타쿠라 예민해졌지만
그래도 이제는 문장이 이해가 된다는 것에 그러려니.
근데 여전히 이건 걍 직역한 거 같은데? 싶은 용어가 있어서 생각난 김에 같이 적어봄
복희가 동생 여와에게 칭찬하는 대사인
'나의 프리마돈나!'
장르가 스페이스 오페라라서 프리마돈나라는 오페라 단어를 쓰는
그럴 리가 있나
원문은 '나의 당가화단當家花旦'로, 중화권에서만 쓰이는 단어를 영어로 직역하면
프리마돈나라는 뜻으로 번역되어 그렇게 쓴 거 같긴 합니다.
원문의 의미는 '연예계에서 인기를 얻는 주연배우'로 사용하는데요. 은막 위의 천사 같은 관용어인 듯.
화단(花旦)은 경극의 배역에서 유래된 단어로 위의 사진처럼 쾌활하고 순수하고 젊은 여성의 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밝은 색의 옷들을 입고 활기찬 성격을 표현한다고.
여와에게 어울리는 수식어였네!
https://www.youtube.com/watch?v=E6ebPe6jJVI
https://www.youtube.com/watch?v=DMyYOWIdtPo
다시 음악으로 돌아와서.
최종보스 곡에서 메인화면에서 나왔던 라이프모티브가 반복하며 코러스와 함께 나오는 건
수미상관에 약한 오타쿠들에게 늘 먹히잖아요.
제목도 'My Will Is Our Truth'래
중년의 매드사이언티스트 테마곡이 저거라니 없어서 못먹죠 미쳐돌아감
진엔딩에서만 나오는 주인공 예의 테마곡인 'The Path for Us All '는 OST에서 69번째 곡입니다.
도교에서 균형을 상징하는 태극의 모양을 닮은 형태라 일부러 69번에 배치한 거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코러스로 나오는 문장은 도덕경의 1장 제일 첫구절에 나오는
'도가도 비상도 병가명 비상명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라는 얘기가 있네요.
호오 흥미로워라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며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 게임에서 말하고 싶은 의미는 여기에 더 가까운 듯.
https://www.youtube.com/watch?v=jo_-vr1FwJ0
그리고 게임에선 하카어, 광동어, 중세 중국어 등을 융합한 창작 언어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다국어적 요소를 살려 인디 뮤지션인 커라치(珂拉琪, collage)가 엔딩곡을 불렀습니다.
여기도 다국어로 노래하는 뮤지션이라서 게임 주제와 잘 어울리고요.
레드캔들이 대만인디음악에 친화적인 이유가
원래 제작진 중에 인디밴드 좋아하는 분이 있었다고 하네요.
반교 때 인디씬에서 유명한 밴드 차오동(no party for cao dong)을 모시려고 했는데
제작 중 국내에서 큰 상 받아서 너무 유명해짐
우리만 아는 인디밴드가 아니게 됨
큰일남
그치만 반교도 너무 흥행해서 환원 만들 때 모셔올 수 있었다고. 다행이야!
https://youtu.be/IbQlBGniUQQ?si=oRi89QnyFon5EEX8&t=52
https://www.youtube.com/watch?v=2BsfYg5w5Z8
개인적으론 환원 최종 트레일러에 들어갔던 차오동의 〈情歌〉도 좋아하는 곡입니다만
초반에 공개했던 공포영화 음악st 분위기인 30s 트레일러가 더 취향이긴 합니다.
그치만 드럼이 개쩔잖어 어쩔 수 없지
게다가 트레일러 보여준 사람들 다 음악이 좋다고 했단 말야
사실 반교 영화 사운드트랙 커버 이미지도 좋아함
넷플 드라마 사운드트랙은 이전에 밴드음악 적다 소개한... 민속음악에 진심이신 미치괭이 프로듀서가 만든 거 같긴 한데
드라마랑 영화, 게임음악 만든 사람 인터뷰가 각각 존재하는 것도 흥미로운 소재네요
그만큼 대흥행했다는 거겠지
여튼 이전 작들의 스토리처럼 상징의 반복, 소품 활용, 외면하고자 했던 죄책감의 직면은
(이번엔 드디어 주인공이 제대로 직면한다!)
음악과 함께 신작에서도 반복되니까 이런 스토리라인이 취향이라면 잘 맞지 않을까요
근데 퍼리는요
전 안맞어요 좀 힘겨움
플레이 후기는 여기서 더.
https://backup899.tistory.com/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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