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osa/대만 밴드

대만인디밴드 붐은 온다 22. 인디게임과 인디(전통)밴드의 만남 <打鬼 타귀>

Bayads 2025. 10. 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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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어보는 이 시리즈.
이전 글들은 여기서. 
https://backup899.tistory.com/52

대만 인디 밴드로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

티스토리에서 챌린지를 합니다. 예전에 블챌 주간일기 완료했더니 개인정보만 가져가고 이모티콘 쪼가리 주길래 몹시 아니꼬웠던 추억. 그렇지 않아도 최근 앱 다 지운 김에 티스토리 오블완

backup899.tistory.com

 
 

과거의 복선회수

 
이전에 이렇게 얘기 했었는데 추석맞이 ~ 우리의 (민속)소리를 찾아서~ 
동아시아 전통음악을 섞은 인디게임의 사운드트랙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1. 한국의 국립국악원 X 게임ost의 국악 편곡

국립국악원과 게임OST

 
원래 전통음악을 현대화하거나, 국악 편곡한 곡들을 자주 찾아 듣는 편이었는데요. 2024년 말에 국립국악원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국내의 유명 게임ost를 국악으로 편곡한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를 싱글로 발매했다고.
블레이드앤소울, 테일즈위버 등 온라인게임 뿐 아니라 사운드트랙 좋다고 한 인디게임인 산나비, p의 거짓 등 콘솔게임도 함께 있네요. 

업계의 뿌리깊은 여성혐오로 인해 국내 온라인 게임은 거의 안하는 편이나 국립국악원의 다양한 시도는 흥미로움. 예전에 창극 보러 갔을 때 관객과의 대화에서 요새 사람들 자진모리 장단의 빠르기 아니면 지루해서 안 듣는다! 하시면서 계속 변화를 추구하기에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했는데 게임 ost의 편곡도 그 일환인 것 같아요.
아래 유튜브 혹은 음원 사이트에서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j73vld2i1x5EuzQ2Bs4_6w

국립국악원 - 주제

www.youtube.com

 
 




2. 대만의 민속 인디밴드 X 인디게임의 사운드트랙 작업

 

<打鬼 타귀>


대만 사례로는 인디밴드와 협업한 <打鬼 타귀>를 이전에 언급했었는데요. 현재 스팀에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사운드트랙은 전통문화를 주제로 꾸준히 곡을 내는 인디밴드들과 함께 작업했더라고요. 국내 락페스티벌에도 내한한 적 있는 '혈육과즙기 flesh juicer'와 '릴리움 百合花' 이라 본격적이라서 더 궁금해짐.
 
 

왕감자 주인공


타귀는 2019년에 발매된 게임으로, 개발 시작은 2015년 이라고 합니다. 
대만의 사찰문화와 민속 풍습을 녹여낸 배경에서 요괴를 퇴치하는 호러액션어드벤쳐 게임으로, 1947년 2.28 사건이 일어난 뒤인 1954년이 배경입니다. 사원에 맡겨진 고아가 계엄령으로 숙청당한 마을로 돌아가 실종된 부모를 찾으며 유령을 퇴치하는 내용으로... 그럼 7~8살 아녀? 아이고 애가 위험하게 어딜 가!!
 
 

실제 팔가장


라고 했는데 실제 한 평생 사찰에서 팔가장(八家將, 대만의 도교 축제행진 서두에서 귀신을 쫓는 장군 역할)을 한 노인을 모티브로 제작했다는 듯. 
 

액션샷 일부


게임의 종교적 배경은 도교를 기반으로, 실제 대만에서 유명한 심령 스팟, 사원을 현장답사하여 배경에 녹여냈다고 합니다.
후속작에선 검술 장면에 현역 무술 선수와 코치의 모션 캡쳐를 사용했다고.
뭐라고요 인디인데 생각보다 더 공들인 게임인데?

민속에 진심이 된 건축물


원래는 전투모드만 있는 게임으로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제작하다보니 스토리텔링을 우선으로 하여 학술적 연구 방식을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게 되었다고. 그러다보니 자료조사를 너무 철저하게 하는 바람에 민속에 진심이 되어버렸나봄. 다들 그렇게 민속에 진심되면 좋겟다

대만의 근현대 건축물, 사원 형식 뿐 아니라 퇴마 배경으로 나오는 흉가에 대해서도 신경써서 재현했다고 합니다.
 

민슝 류씨 고택(民雄鬼屋)
타이난 싱린의원(杏林醫院)
타이베이의 루이팡극장(瑞方戲院)


게임에 나온 흉가는 실제 전국 각지의 악명높은 심령스팟으로도 유명한 곳들입니다. 순서대로 자이에 있는 민슝 류씨 고택(民雄鬼屋), 타이난 싱린의원(杏林醫院), 그리고 타이베이의 루이팡극장(瑞方戲院).
 

비석까지 살리다니
구시대의 건축물 보존


이 유명한 심령스팟은 지역과 도시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거의 100년 가까이 된 건물들이라 언제 철거될 지 모르는 곳들이라고 합니다. 마치 물리구마된 곤지암처럼. 그래서 게임 속에서 이 건물들을 3d로 재현하여 디지털을 통한 방식으로 역사를 보존하고자 했다고. 어쌔신 크리드 투어모드 같아 마음에 들어요
 

넷플릭스에서도 들을 수 있음




딴 소리가 길었는데 음악으로 넘어와서.
이 게임에선 아시아 민속 악기 뿐 아니라 메탈, 락, 전자음악을 섞은 사운드트랙이 나옵니다. 민속에 진심인 밴드 뿐 아니라 민속에 진심인 영화 작곡가까지 작업했다는데...장웨이판(張衞帆)? 이 사람 반교 작곡하고 환원 부둣가 여인 작곡한 그 사람 아냐? 
 

반신: 전설의 시작!

 
2022년 초에는 대만 전통인형극 포대희 영화인 '반신: 전설의 시작! DEMIGOD: The Legend Begins' 영화음악도 작곡해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왔나봄.
 
 

OST 디럭스 에디션



여튼 초창기 펀딩단계에서 반교의 사운드트랙에 입덕한 제작진이 민속!!외치며 반교 작곡가와 컨택했고.
민속!!!! 외치며 게임 컨셉과 분위기가 맞는 대만밴드들을 찾아나서며 귀하신 분들을 사운드트랙을 위해 납치해옴. 

음악적 취향이 겹치시는군요 앞으로 당신 보석함만을 따라가겠소
 

신기한 게 이 게임엔 총괄 음악감독이 없고, 혈육과즙기藝級玩家(paint player), 릴리움삼생헌예 三牲獻藝(Sam-seng-hian-ge), 그리고 작곡가 장웨이판이 각자 역할분배를 했다고 합니다.
 

血肉果汁機 혈육과즙기 혹은 flesh juicer
百合花 릴리움
三牲獻藝 삼생헌예



삼생헌예는 여기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분들도 동물머리 탈?? 대만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밴드는 탈을 써야 한다는 전통이 있는 건가요. 
여튼 삼생헌예는 유명한 일레트로닉 뮤직 프로듀서들이 모인 크로스오버 프로젝트형 밴드입니다. 대만의 사찰 문화와 전통음악을 일렉트로닉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자 이런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세 사람에게 이런 밴드를 만들게 된 계기가 뭐냐 물어보니 한 사람이 이렇게 답했네요.
- 친구가 없었어요..... 내 친구는 옆에 있는 이 두 사람 뿐이라....
거 진심섞인 농담... 
 
https://www.youtube.com/watch?v=PrIzTwtue0c

〈출순 出巡 Pilgrimage〉

 
음악 찾아보니 과거 sorry youth와 콜라보한 mv가 있네요. 〈출순 出巡 Pilgrimage〉이라는 곡으로, 90세의 백색테러 피해자가 mv에 나오면서 역사를 추모하는 일렉트로닉 락음악입니다. 그 분이 실제 수감되었던 감옥을 배경으로 일렉트로닉한 복장의 전통 신들, 무용수들, 연주자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며 징메이 인권문화공원에서 행렬하고 민주주의 사회를 향한 과거에 경의를 표하는 곡이라고.
 

삼생헌예의 앨범

 
삼생헌예는 세마리의 신화 속 짐승을 왕의 배 위에 태우는 풍습에서 컨셉을 따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례에 자주 쓰이는 제물 - 하늘, 바다, 육지를 상징하는 짐승의 탈을 쓰고 밴드 명도 거기서 유래했다고. 곡에 나오는 음악들도 실제 전통 축제에서 음원을 수집해서 앨범에 녹여냈다고...음? 저기 저 분 민속에 진심이셨던 동근생 프로듀서 아녀?
조금 더 자세한 인터뷰는 여기서.
https://map.tfam.museum/content/MA0194_03
 
아이고 찾아보다가 물고기 머리였던 fish.the(黃凱宇)는 작년에 갑자기 별세했다는 기사가 뜨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o_L7sw_5sI

〈turn the sun on 打開太陽〉

 

예고편이나 보스신에선 강렬한 메탈음악을 부르는 혈육과즙기가 담당했습니다다. 영상에서 2분 부터 혈육과즙기의 대표곡 중 하나인  〈turn the sun on 打開太陽〉이 나옵니다.
그 외에도 저의 최애곡 중 하나인〈turn the sun off 關閉太陽 〉 역시 게임 내에서 전통악기를 좀 더 믹싱해서 리믹스한 버전으로 나왔고. 개인적으론 여기 리믹스 버전이 더 취향이었음. 
 
https://www.youtube.com/watch?v=si16M6f8lcs&list=PLja9uoKufFQAGDGudSiR8VTUVbLn0Ppmr

《血肉講鬼:老宅豪門》

 
게임 오리지널곡 + 리믹스한 앨범은 《血肉講鬼:老宅豪門》로 음원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白色的廟》


그리고 게임이 잘 되었는지 2022년엔 후속편이 나옴. 여기서도 혈육과즙기가 《白色的廟》이라는 앨범으로 작업했다고. 아 이 포스터가 게임용 그 포스터였구나. 
 
이번 부산 락페스티벌에서 내한하며 불렀던 〈太子歌〉도 여기서 사운드트랙으로 나왔네요. 가사가 없어서 같은 노래 아닌 줄.

글구보니 우리 대만에서 왔음!! 중국 아님!! 외쳤는데 왜냐하면 원래 사회정치문제와 함께 대만독립 자주 언급하는 밴드라서. 하기야 대만 전통 풍습 모티브로 하며 민남어로 노래하는데 중국 밴드라 하면 거 엄청난 실례지.
 

부락에서 본 혈육과즙기

 
근데 위아 플래시 보이즈! 외친 게 사자보이즈 드립 염두에 두고 말한 거 같았는데
거 너무 무리한 드립 아니신지요 생각했다가

- 둘 다 남성 5인조 밴드인가 (네)
- 민속 / 주술적인 곡이 있는가 (네)
- 다른 언어(라틴어/민남어) 가사가 나오는가 (네)
- 옛 호랑이가 나오나 (네)
....연관성 많네!
 

릴리움


그리고 릴리움은 전통적인 남관, 북관 음악에 차분하면서도 사이키델릭한 록스타일을 결합했고, 대만의 사찰음악을 전자음악에 융합한 삼생헌예가 릴리움과 함께 작업해 좀 더 부드럽고 정적인 음악으로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시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ccIR-3CQBo

〈早知莫投胎 I Shouldn't Have Reincarnated〉

 
그 중 추천곡은 〈早知莫投胎 I Shouldn't Have Reincarnated〉. 가사가 맘에 들어요
이걸 진작 알았으면 다시 안태어났을 건데~ 니 돈 인출해서 우리가족에게 주고 싶어~~~ 상가를 배경으로 부르는 곡이라서.
 
더 보니까 게임 사운드트랙으로 나온 곡이 2019년 《燒金蕉》의 앨범에 포함된 곡들이네요.
그.. 앨범 커버를 풍수지리 신경써서 디자인하면 복이 들어올 것이다! 했던 그 앨범 아녀?

그래도 앨범 수록곡은 옛 동요, 민요, 가자희(여성만 등장하는 대만의 전통극), 민속음악 등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자세한 곡 소개는 아래에서 더.
 

震盪台語音樂界的破格之作:百合花《燒金蕉》

台灣台語音樂作品從灑狗血的台式通俗情歌慢慢進化到有深度的搖滾詩篇(伍佰乃最佳典範),再進入到多姿多彩的音樂大雜…

yuebeifan.wordpress.com




좡커런(裝咖人, 촌사람)
동근생(同根生, A_Root)
쌍생자 (雙生仔, Twinkle)

 
이 게임은 흥행했는지 후속작도 나왔습니다. 거기선 대만소설 '밤의 신이 내려온다' 작가가 있는 밴드 ' 좡커런(裝咖人, 촌사람)', '동근생(同根生, A_Root)',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여 개성있는 음을 만들어내는 쌍둥이 듀오 '쌍생자 (雙生仔, Twinkle)' 등 신예밴드들의 싱글곡이 참여했습니다. 
 
아니 여기서도 두 밴드가 올해 내한했는데.
아는 민속 밴드랑 작곡가 다 참여했잖아! 역시 저 제작진 픽만 따라가야!!!!
 
그 외에도 전작에서 더빙이 너무 구려요 우우 붐따 받아서 전문 대만어 성우랑 컨설턴트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문화콘텐츠 개발 및 기술 지원 보조금 프로그램에서 지원받았던 게 큰 힘이 되었다고. 잘됐네! 
 
 


 
여기까지 왜 찾아보냐고요
나인솔즈 플레이하다 이런 민속음악 어레인지한 게임 사운드트랙에 흥미를 가져서

안그래도 몇개월 전 사운드트랙 녹음한 과정 편집해서 영상으로 올려줌
 
https://www.youtube.com/watch?v=8egR08MCQj4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오는 게임 얘기

 
 
-> 이런 독특한 장르음악의 계보가 없을 리 없다! 
-> 대만인디밴드 서치
-> 혈육과즙기와 릴리움이 나온 타귀를 알게 됨
-> 하하 역시 없을 리가 없었어!
-> 결국 원점은 반교라 제자리로 돌아감
 
 
 
그 누가 이런 내용에 관심가질까!
하지만 재밌죠
네 
누가 이런 얘기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 더.
 
https://backup899.tistory.com/75

인디게임과 사운드트랙 : 게임음악으로 경극디스코EDM에 빠진 얘기

게임 하다가 동양풍SF디스토피아 경극 펑크락에 빠지게 되었다니 이 무슨 마라마카롱 마카다미아마장면같은 소리인지 근데 맛있네요.오랜만에 가볍게 덕질얘기 겸 나인솔즈 사운드트랙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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